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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딛고 평교사로 돌아갔던 교장선생님, 5명에게 생명 나눔

입력 2026-08-20 1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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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양성우 씨, 뇌사 장기기증…아내 "생명 전한다는 사실 기뻐했을 것"




기증자 양성우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교장 재직 중 겪은 뇌출혈을 이겨내고 평교사로 돌아갈 만큼 아이들을 사랑하던 50대 남성이 장기 기증으로 5명에게 생명을 나누며 따뜻한 교훈을 남겼다.


2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달 6일 제주한라병원에서 양성우(52) 씨가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 양씨는 인체조직인 피부도 함께 나눴다.


양 씨는 2024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치료받아 상태가 좋아졌지만, 올해 4월 말 뇌경색 초기 진단을 받았다.


재활을 이어오던 양 씨는 지난달 31일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유족들은 늘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하던 고인의 삶을 떠올려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아내 강산주 씨는 "남편은 의식이 있었다면 장기 기증을 선택했을 사람"이라며 "떠나기 전 누군가에게 생명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양 씨는 2000년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해 26년간 교단을 지켰다.


양 씨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교사였다고 한다.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들을 세심히 살폈고, 집을 나간 아이를 직접 찾아 나서기도 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가 몸이 아픈 뒤에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2024년 공모를 거쳐 교장으로 근무하던 중 뇌출혈로 직을 내려놨지만, 아이들을 다시 가르치겠다는 마음으로 재활에 힘써 작년 9월 평교사로 교단에 돌아갔다.


그는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퇴근 후 치료를 받으며 다음 날 수업을 준비했고, 올해 6월 다시 병가를 낸 뒤에도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치료와 운동을 이어갔다.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겼다던 그의 발인 날에는 제자와 동료 교사, 학부모 등 150명이 넘는 이들이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아내 강 씨는 "사랑해 주고 예뻐해 줘서 고마워. 오빠를 만나 정말 행복했어. 이제는 아픔 없는 곳에서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 마음껏 여행하며 웃으면서 지내. 두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 우리 두 아들도 자랑스럽고 다정한 아빠를 많이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어"라고 남편에게 인사를 전했다.




기증자 양성우 씨와 가족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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