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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납금 마련에도 부족한 시간…실제 근로시간과 불일치"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울산 지역 택시 기사들의 소정 근로시간을 하루 3시간 30분으로 단축한 임금협정은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해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울산 지역 택시 기사 3명이 택시회사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일부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에 돌려보냈다.
원고 1명은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A씨 등은 2008년부터 택시 운행 총수입금에서 일정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내고 나머지(초과운송 수입금)는 가지면서, 회사로부터 기본급 등 고정급을 지급받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받았다.
기본급은 회사와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지급되는데, 소정근로시간은 2008년 4시간에서 2014년 3시간 30분으로 줄었다.
2016년 다시 4시간으로 늘린 뒤 2017년 3시간 30분으로 단축해 2019년까지 유지했다.
A씨 등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2009년 시행된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적용을 피하기 위한 회사의 '꼼수'라 주장했다.
특례조항으로 초과운송 수입금이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되자, 실제 근로시간은 그대로인데도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최저임금 미달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앞서 2019년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실제 근로환경 변화 없이 단순히 소정근로시간만을 줄인 것은 탈법이어서 무효라고 판단했고, A씨 등도 그해 9월 최저임금 미달분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A씨 등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한 청산을 막기 위해 2008년 임금협정 때부터 노조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근로시간 단축을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잠탈을 위한 탈법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A씨 등이 불복해 열린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택시 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을 하루 3시간 30분으로 단축한 2014·2017·2019년 합의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3시간 30분은 택시운전 근로자의 통상적인 1일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려운 시간"이라며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 외에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포함되는데 배차시간과 울산 소재 택시 기사의 운행 실태, 고정급 수준,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실제 근로시간과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령 택시요금이 인상되는 등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하루 3시간 30분은 하루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나아가 임금협정 당시 노조가 회사 경영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사정 때문에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다만 임금 지급 형태를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변경하며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단축한 2008년을 비롯해 4시간으로 유지한 2010·2012·2016년 합의는 무효로 보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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