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명태균 믿기 어렵다면서 신빙성 인정…여론조사비 대납 요청, 증거 없어"
2심 앞두고 변호인 추가 선임…21일 첫 공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2일 1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은 뒤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측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받지도 않았는데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인정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다며 항소심 재판부에 무죄를 주장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시장의 변호인들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 "기소 대상이 된 여론조사 전체를 가장 먼저, 상시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된 인물은 오 시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2021년 1∼2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총 10차례에 걸쳐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가 비용 3천300만원을 대납하게 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 작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전체 혐의 가운데 다섯 차례의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2천100만원 대납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피선거권이 박탈되고 시장직을 잃게 된다.
◇ "여론조사 결과, 오세훈이 아닌 당 지도부에 갔다"
오세훈 시장 측은 명씨가 만든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가 매번 국민의힘 지도부에 먼저 전달된 정황이 확인됐고, 이와 달리 정작 오 시장에겐 결과가 전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들은 항소이유서에서 "돈을 냈다는 사람에게는 정작 결과가 가지 않고 상시 당 지도부 쪽에만 먼저 갔다면, 이 여론조사들의 실제 수요자가 누구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심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전체 10건의 여론조사 중 5건만 유죄로 인정했다.
나머지 4건은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의뢰에 의해 또는 명씨가 자발적으로 조사했고, 1건은 오 시장이 의뢰했으나 비용 대납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변호인들은 이처럼 1심 재판부가 여론조사 중 일부에 대해선 실제 의뢰인으로 김 전 비대위원장을 지목하고도 일부만 오세훈 시장이 의뢰한 것으로 인정해 유죄로 판단한 것이 모순된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 측은 또 명씨가 지상욱 당시 여의도연구원장과 설문지 초안이나 표본 추출 방법까지 논의하면서도 오 시장과는 이 같은 논의를 한 일이 없는 점, 명씨가 이미 오 시장을 알기 전인 2020년 10월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한 점 등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명태균 믿기 어렵다'면서도 신빙성 인정" 모순점 지적
특히 변호인들은 항소이유서에서 1심 판단의 주된 모순점으로 명씨의 진술을 인정한 부분을 지목했다.
1심은 명씨 진술에 관해 내용이 일관되지 않은 점, 자기 형사사건의 유불리를 의식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일부는 객관적 증거와 부합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증거에 부합하는 일부분만 신빙성을 인정했다.
변호인들은 이 같은 1심에 대해 "직접증거 없이 특정인의 진술 중 일부만 취해 유죄의 근거로 삼으려면 그 부분을 뒷받침할 확실한 근거나 독립된 보강증거가 있어야 하지만, 그런 보강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오 시장 측은 유죄로 인정된 공표용 여론조사가 서울시장 선거뿐 아니라 부산시장 보궐선거 조사와 완전히 동일한 시기, 동일한 조사기관을 통해 함께 실시된 점을 들어 여론조사를 의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들은 "개인 후보가 굳이 다른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까지 세트로 발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여론조사비 대납 요청을 뒷받침하는 증거 없어"
오세훈 시장 측은 '(후원자) 김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것이 혐의의 핵심인데도 1심 판결문에 이 요청이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 증거가 인용되지 않은 점을 들어 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1심은 김씨가 명씨 여론조사업체 실무자인 강혜경씨 명의 계좌에 돈을 보냈다는 결과만을 근거로 그 앞에 있었어야 할 오 시장의 요청을 거꾸로 추정했다"고 짚었다.
이외에도 오 시장 측은 후원자인 김씨와 브로커 명씨의 접촉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비용 대납을 부인했다.
변호인들은 김씨가 2021년 1월 넷째 주 무렵 서울에 머물면서 캠프 사무실 인근을 수시로 오갔고 이 기간 명씨와 여러차례 자연스럽게 마주친 것으로 파악됐다며 "오 시장의 지시나 특정 목적을 위해 갑자기 이뤄진 만남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송금 역시 김씨와 명씨의 개인적 관계에서 이뤄진 것일 뿐 오 시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오 시장 측의 주장이다.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온 오 시장은 항소하고 법무법인 광장의 성창호·장준아·하태한·서동민·윤병서·김재환·인재성·박인서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해 변호인단을 보강했다.
오 시장의 항소심 첫 공판은 이달 21일로 예정돼 있다.
jaeh@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