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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200만명 vs 서대문형무소 1천명…갈 길 먼 'K-다크투어'

입력 2026-08-14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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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상품도 극소수…해외는 아우슈비츠·히로시마 등 활성화


"사전지식 없는 외국인도 흥미를 느낄 스토리텔링 개발해야"




대형 태극기 앞에서 추억쌓기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제81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시민들이 대형태극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8.13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K팝 인기로 한국 관광에 나선 외국인이 급증했지만, 그 뿌리가 된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과 아픔을 알리는 '다크 투어리즘'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크 투어리즘은 전쟁·학살·재난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을 뜻한다.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뉴욕의 911메모리얼 박물관, 캄보디아 양민 학살이 일어난 킬링필드, 일본 히로시마 원폭 돔 등이 대표적 관광지다.


국내에는 일제강점기 아픔을 간직한 서대문형무소, 국가폭력의 상징인 남영동 대공분실 등이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 장소로 꼽힌다.


국내 유명 관광지와 이들 장소 관광객 수는 현저한 차이가 난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기 관광지점 1위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278만3천998명, 2024년 202만7천87명이다.


반면 2024년 기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외국인은 1천433명에 불과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서울시 인기 관광지점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관광지점은 문체부가 관광진흥 정책상 중요하다고 판단한 관광지로, 서울에는 18곳이 있다.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롯데월드, 서울스카이, 서대문형무소 등이다. 서대문형무소는 유독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서울시 인기 주요관광지점 탑10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여행 플랫폼 '클룩' 등을 검색해보면 외국인 대상 경복궁, 창경궁 등 궁궐·시장 투어는 많았지만, 서대문형무소 등 근현대사 투어 상품은 1∼2개가 전부였다.


서대문형무소 투어 상품을 제공하는 트래블레이블의 이용규 대표는 "서울 관광은 조선시대 궁궐과 한옥마을에서 출발해 쇼핑과 음식, K팝 체험으로 곧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근현대사라는 아픈 역사에는 관심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투어스토리의 박호영 서울운영기획팀 팀장도 "한 달간 16회 서대문형무소·남영동 대공분실 투어를 제공하는데 이중 절반은 모객이 안 돼 취소된다"며 "다른 투어와 비교해 확실히 수요가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중국·일본 관광객이 많은 점도 업체로서는 부담이다.


근현대사로 복잡하게 얽힌 국가 간 역사 갈등이 현재까지도 이어잔 만큼 정확하고 균형 있게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관광 당국이나 서울시의 별도 프로그램도 미비한 실정이다.


서울 명동관광정보센터의 한 관계자는 "콘서트나 페스티벌 관련 문의는 많지만, 서울 시내 역사적 장소에는 별로 큰 관심이 없다"며 "이를 아우르는 공식적 도보 투어는 없고 사설 업체에서 주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관광재단의 관광안내서에도 장소별 소개는 있으나, 역사적으로 이를 이해하면서 따라갈 수 있는 다국어 도보 코스 등은 없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상반기 1천만명 돌파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8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99만3천12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방한객은 1천71만명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21.3% 늘어난 규모다.
6월 외국인 카드 지출액은 2조544억원으로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조원을 넘어섰다. 2026.7.28 seephoto@yna.co.kr


전문가들은 '다크투어리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역사의 아픔을 알리는 데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결국 '매력 포인트'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오제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기보다 사전 지식이 없는 외국인도 흥미롭게 들을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기법을 잘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해외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한국을 '과거 중국의 속국'이나 '일본의 식민 영향으로 발전한 나라' 정도로 소개하고 있는 만큼 관광객들에게 해방 이후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노력과 주체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외국인들이 한류 문화에 이끌려 관광을 오는 만큼 그 역사에도 충분히 관심이 있는데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며 "각 지자체에서 다크 투어 코스를 개발해 소셜미디어 등에서 지속해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자주 가는 지역의 역사적 기념물을 활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서 교수는 서울역 앞 강우규 의사 동상, 명동 우당 이회영 선생의 흉상, '삼순이 계단'으로 알려진 남산의 조선신궁 흔적 등을 관광 포인트로 제안했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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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4 09: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