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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재난' 버틸 힘은 서울 동네별 차이…강북구 등 외곽 취약

입력 2026-08-09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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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연구용역…고령·빈곤·녹지부족 등 겹쳐 '기후격차'


"폭염대응, 양적 확대에서 취약계층 냉방권·생활권 보장 전환 필요"




서울 등 수도권에도 폭염중대경보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난 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체감온도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2026.8.4 [공동취재]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같은 서울에서도 폭염 피해를 견딜 사회·환경적 여건에 지역별 격차가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폭염 취약도가 높은 지역은 강북·도봉·중랑·금천구 등 주로 외곽 지역에 몰려있었고, 종로·성동·서초·강남구 등 중심·강남 지역의 폭염 취약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 고령화·빈곤·생활권 녹지 격차가 지역별 '폭염 취약도' 갈라


서울시의회 의원 연구단체인 민생의정연구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책 연구용역 '서울특별시 기후격차 해소를 위한 취약계층 맞춤형 기후 적응 정책 개발 및 조례 성안 연구' 보고서를 9일 공개했다.


강북희망포럼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서울형 기후취약성지수(SCVI)를 활용해 지역별 기후 취약성을 평가했다.


SCVI는 폭염 노출 정도와 고령인구 비율, 녹지 면적, 무더위쉼터 접근성, 사회·경제적 대응 능력 등을 종합 반영해 자치구별 기후 취약성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취약성도 높다.




서울 자치구별 서울형 기후취약성지수(SCVI) <높을수록 취약>

[서울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분석 결과 강북구(0.858)를 비롯해 도봉구(0.793), 중랑구(0.761), 금천구(0.738), 은평구(0.720), 동대문구(0.715) 등의 SCVI 지수가 가장 높은 A 등급으로 분류됐다.


강북구는 고령화율(26.4%)과 기초연금 수급률(73.0%)이 모두 서울 최고 수준이었고, 인구 10만명당 무더위쉼터(34.6곳)도 서울 평균(42.8곳)을 밑돌아 폭염 등 기후위기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도봉구 역시 고령화율(26.3%)이 높고, 도보 생활권 1인당 공원 면적(3.67㎡)이 서울 평균(5.8㎡)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랑구는 고령화율과 기초연금 수급률이 높았으며, 금천구는 도보 생활권 1인당 공원면적이 서울 전체 자치구 가운데 가장 적었다. 동대문구는 폭염을 피할 생활 인프라 부족이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A등급 6개 구에서 '민감한 사람이 많은 곳에 정작 대응 자원이 부족한' 이중 취약 구조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고령·빈곤 인구가 많은 동시에 녹지나 쉼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같은 폭염에도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폭염 등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한 A 등급 지역은 서울 북부와 서남부 등 도심 외곽에 주로 분포했다.


반대로 도심·강남권은 가장 낮은 D 등급에 속해, 기후 취약성이 특정 권역에 구조적으로 집중돼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D 등급에 속한 구는 용산·영등포·강남·서초·성동·종로구(0.235∼0.474)로 나타났다.


이 밖에 B 등급은 강서·관악·서대문·노원·구로·양천구(0.660∼0.598), C 등급은 광진·성북·강동·동작·중구·송파·마포구(0.581∼0.481)였다.


◇ 폭염일 13년 새 6→35일…"쉼터 수보다 접근성이 중요"


서울권에 연간 폭염이 덮친 빈도를 보면 갈수록 기후위기가 심화하는 양상을 그대로 드러낸다.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이 나타난 날은 2005년 6일에서 2018년 35일로 약 5.8배, 열대야가 나타난 날은 같은 기간 11일에서 29일로 약 2.6배 늘었다.


서울은 2018년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최고기온 39.6도를 기록한 데 이어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여름 지난 7일 노원구 기상청 관측 장비에 40.2도가 찍히기도 했다.


앞서 서울 연 평균기온은 1910년대 10.7도에서 2010년대 13.0도로 100년간 2.3도 상승했다.




이어지는 폭염…청계천의 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서울 전역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지난 4일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8.4 yatoya@yna.co.kr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폭염의 영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이 강북·도봉·노원 등 취약계층 주민 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적집단면접(FGI)에서는 가장 위협적인 기후재난으로 폭염을 꼽은 응답자가 39.1%로 가장 많았다.


폭염 때 선풍기나 서큘레이터에만 의존한다는 응답은 47.8%였고, 에어컨 사용은 39.1%에 그쳤다.


에어컨을 마음 편히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전기요금 등 비용 부담이 56.5%, 에어컨 미설치가 34.8%였다. 무더위쉼터 등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 역시 거리·경사 등 공간적 접근성 한계가 56.5%로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쉼터 정책의 핵심은 개소 수가 아니라 걸어서 갈 수 있는가, 알고 있는가, 필요한 시간에 열려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폭염 대응을 시설의 양적 확대에서 취약계층의 '냉방권'과 생활권 접근성 보장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저소득·취약계층의 냉방비 차등 지원과 에너지바우처 확대, 쪽방·반지하 등 취약 주거의 냉방기기와 단열 설비 우선 설치, 폭염 시 기후 취약계층 건강 점검 등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민감한 사람이 많은 곳에 정작 대응 자원이 부족한 구조적 불일치가 서울 기후 격차의 핵심"이라며 취약지역에 대응 자원을 더 두텁게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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