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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20% 국고 지원' 약속, 22조 미지급 고리 끊을 수 있나

입력 2026-08-07 0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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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첫 예산 국고 지원율은 14.2% 그쳐…전년보다 오히려 후퇴


건보 재정 적자 전환 앞두고 정부의 법적 책임 이행 여부 주목




국민건강보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 막바지 작업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법정 국고지원 의무를 제대로 이행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건강보험 국가 책임 강화를 약속하고 법적 의무 미이행 지적에 대해 시정 의지를 밝힌 만큼 이번 예산안이 장기간 누적된 국고지원금 미지급 문제를 해결하는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7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현행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서 정부는 매년 해당 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해야 한다. 일반회계에서 14%, 담배부담금으로 조성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6%를 각각 분담하는 구조다. 그러나 2007년부터 2024년까지 18년간 정부가 법정 비율을 준수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기간 발생한 누적 미지급금만 약 22조원에 달한다.






◇ '고무줄 추계'와 자의적 해석…국민에게 넘겨진 부담


국고 지원이 겉돌게 된 핵심 원인으로는 정부의 인위적인 과소 추계가 꼽힌다. 정부는 예산 산정 과정에서 가입자 수 증가나 소득 상승률 등 핵심 변수를 제외하고 보험료 인상률만 반영하는 방식으로 예상 수입액을 낮춰 잡았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5년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을 실제보다 9조8천억원이나 적게 추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자의적인 법 해석도 지원 축소를 부추겼다. 지원 기준에 명시된 '상당하는' 또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라는 문구를 근거로 재정 당국이 실제 지원율을 14% 안팎으로 낮게 유지해 온 것이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 출범 첫해 편성된 올해 예산의 국고 지원 비율은 14.2%로, 전년도 14.4%보다 오히려 0.2%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국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율은 3년 만에 1.48% 인상돼 직장가입자 기준 7.19%로 올라섰다.


이처럼 국가 책임이 외면받는 동안 건강보험 재정 체력은 빠르게 소진됐다. 올해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성장과 고령화 심화로 재정수지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0%나 일본의 84.9%에 비해 현저히 낮다. 보장률 정체는 국민의 민간 의료보험 의존도를 높여 가계 가처분소득을 줄이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비상진료 체계 지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필수의료 대책 등 정부 정책 사업에 일반회계가 아닌 건강보험 재정 8조6천억원을 끌어다 쓰면서 '목적 외 유용' 논란까지 더해졌다. 과거 코로나19 대응 당시에도 8조원 이상의 건보 재정이 투입되는 등 국가 부담이 가입자에게 전가돼 왔다.


◇ 확정된 결산 기준 전환 등 근본적 제도 개선 시급


전문가들과 보건의료시민단체는 안정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국고지원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먼저 불확실한 '해당 연도 예상 수입액' 기준을 '전전년도 결산상 보험료 수입액' 등 확정된 수치로 개정하고, 독소 조항으로 작용해 온 모호한 표현을 삭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또한 법정 비율 미준수 시 소급 정산이나 이행을 강제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2027년 말 만료 예정인 일몰제를 완전히 폐지해 국고지원을 항구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담배부담금 수입 정체로 인해 2029년 1.9%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건강증진기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반회계 지원 비중을 늘리는 재원 구조 개편도 과제로 제시된다.


아울러 건강보험 재정이 정부 정책에 임의로 사용되지 않도록 목적 외 사용 금지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예상되는 초과 세수 등 추가 재원을 활용해 누적된 건보 미지급금을 메우고 법정 지원율 20%를 달성할지 여부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 이행 의지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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