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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사이트서 멸종위기종도 거래…의류·식품 사듯 클릭 몇 번에 구매
유기·유실 사례 반복…생태계 교란과 시민 안전 우려도 커져
[※편집자주 = 최근 경기 여주 소양천변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급인 샴악어가 발견됐습니다. 해당 악어는 3년여 전 인근 주민이 인터넷 카페에서 구매한 뒤 불법 사육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무런 허가나 신고 없이 외래종을 무분별하게 거래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단순 호기심에 이색 동물을 샀다가 더는 키울 수 없다며 유기하는 경우도 많아 '샴악어 사건'과 비슷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보고되는 현실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연합뉴스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외래종이 무자비하게 유통되는 실태를 고발하고,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기획 기사 2편을 송고합니다.

[여주시 동물보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김솔 김지원 기자 = 경기 여주 소양천 변에서 발견된 샴악어 사건은 국제적 멸종위기종과 외래종 거래의 허술한 현실을 드러냈다.
지난달 18일 오전 경기 여주시 소양천변에서 악어 한 마리가 발견돼 소방당국에 포획됐다.
국립생태원 확인 결과 이 악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1급으로 등재된 샴악어로 파악됐다.
학술연구 목적 등을 제외하면 상업적 거래가 엄격히 제한되는 샴악어가 국내 하천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8일 만에 소유자인 30대 남성을 검거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3년 전 인터넷 카페를 통해 120만원을 주고 샴악어를 구매해 집에서 사육해왔으며, 당시 악어는 택배로 배송받았다고 진술했다.
현행법상 드워프카이만 악어 등 성체의 몸집이 도마뱀만 한 소형 악어 3종을 제외하면 개인이 허가 없이 악어를 가정에서 사육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럼에도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샴악어가 인터넷 카페에서 거래되고 택배로 배송됐다는 점에서 관리 사각지대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서·파충류 판매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돼지코거북요? 60만원만 주세요"
연합뉴스 취재진은 인터넷 검색창에 '파충류 구매'를 입력한 뒤 무작위로 선택한 한 판매사이트에 접속했다,
이 사이트에는 파충류 카테고리 아래 거북이, 뱀과 도마뱀, 양서류 등이 나열돼 있었다. 각 항목을 클릭하자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동물이 가격이 매겨진 채 애완용으로 팔려나가고 있었다.
취재진은 이 중 60만원에 판매중인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 돼지코거북에 대해 문의했다.
판매 상세정보에는 '사육시설 등록 대상종이므로 입양 후 등록을 진행해야 한다'는 안내가 적혀있었다. 그러나 판매자의 설명은 달랐다.
판매자는 통화에서 "(등록을) 권장하기는 하지만, 편한 대로 하면 된다"며 "각자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당국에서 당신의 집까지 들어가 확인할 리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비슷한 판매사이트는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부 사이트는 고속버스 택배 이용 전용 결제창을 마련하는 등 빠른 배송과 거래 편의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양서·파충류 판매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개체의 반입 경로나 양도·양수 서류 확인 등 필수 확인 절차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도 여럿 확인됐다.
한 파충류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 무타빌리스 도마뱀이 30만원에 분양 중이었다.
그런데 CITES 수출입허가서에는 무타빌리스가 아니라 또 다른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인 브레비로 잘못 등록돼 있었다.
취재진이 "신고를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분양자는 "증식시켜서 새끼를 재판매할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나중에 새끼를 치면 교잡으로 등록하면 된다"고 답했다.
인터넷 카페와 거래 게시판에서는 '급처', '급매' 등의 표현과 함께 관련 서류가 없는 파충류·양서류가 판매됐거나 이미 거래가 완료됐다는 과거 게시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 '싫증 나면 버리나?'…충동구매 뒤 유기·유실 반복
파충류 같은 이색 동물은 이른바 '덕후'로 불리는 마니아층이 애정을 갖고 사육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단순 호기심에 충동구매했다가 성장 크기, 먹이, 수명, 사육 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해 뒤늦게 포기하려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국립생태원 문의 게시판에는 자신들이 키우던 동물을 맡아줄 수 있느냐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글을 쓴 한 누리꾼은 "몇 년 전부터 설카타 거북을 키워 왔으나, 이제는 너무 커져 부담이 된다. 기증하고 싶다"고 문의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접수된 유사한 수거 문의만 3건이었다.

[국립생태원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동물보호 전문가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돼지코거북을 예로 들면, 처음엔 작고 예쁘지만, 성체가 되면 등갑의 길이가 70㎝까지 커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과거 집에서 많이 키우던 붉은귀거북도 등갑이 30㎝까지 자라자 감당하지 못하고 버리는 사례가 있었고, 이후 생태계교란종이 됐다"고 말했다.
외래종의 유기·유실 사례는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강남구의 한 지하철역 화장실에서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 뱀인 볼파이톤이 발견됐다. 앞서 2022년 6월에는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 설카타 거북 2마리가 거리를 돌아다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강남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외래종이 유기·유실돼 자연에 무분별하게 퍼질 경우 국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 천적이 없는 외래종이 토종 생물을 포식하거나, 교잡을 통해 생물 다양성을 훼손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동물은 사람을 공격할 수 있어 시민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강남 지하철역에서 발견된 볼파이톤과 홍익대 인근에서 발견된 설카타 거북은 모두 구조돼 국립생태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국립생태원은 현재 수백마리의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면서 이미 포화 상태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2021년 9월부터 밀수·유기·불법 사육 등 사유로 구조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신규로 들어온 개체는 1급 7종 35개체, 2급 34종 91개체, 3급 1종 9개체 등 모두 135개체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입양하려는 동물의 성체 크기, 먹이, 수명 등 생태적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신중하게 고민한 뒤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입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양 후에는 끝까지 책임지고 돌보는 의식이 사회 전반에 정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kyh@yna.co.kr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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