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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마약류 범죄 단속↑…'의료용 포함하면 단속 인구의 100배' 분석도
투약 연령 낮아지고 신종 마약류 늘어…"급증 수준 아니나 서서히 늘고 있어"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달 수원에서 한 20대 여성이 마약에 취해 거리에서 이상 행동을 하다가 검거된 이른바 '수원 좀비' 사건을 계기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비슷한 사례를 의심하는 영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두고 이제는 한국도 길거리에서 마약에 취한 사람을 마주칠 수 있을 정도로 마약이 확산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마약류 범죄 단속 건수는 늘었다. 또 일각에서는 마약류 범죄 관련 인원이 최대 7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에 SNS에서 퍼지는 영상 중 실제 마약 관련성이 드러난 것은 별로 없다고 경찰은 설명한다.
정부가 최근 발간한 각종 마약 보고서와 전문가와의 대화를 토대로 국내 마약 현황을 들여다봤다.
마약 투약 후 수원역 인근 배회…20대 여성 입건[http://yna.kr/AKR20260804164700518]
◇ 상반기 마약류 범죄 단속 증가…단속된 마약 중량도 역대 최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이달 3일 발표한 '상반기 마약류범죄 집중단속결과'에 따르면 올해 3~6월 마약류 사범 총 5천203명이 검거됐고 이 중 1천39명은 구속됐다.
이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 검거 인원은 94명(1.8%↑), 구속 인원은 75명(7.8%↑) 증가한 수치다.
관세청의 마약 밀수 단속 추이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확인된다.
관세청의 2021~2025년 마약 밀수 단속 추이 통계를 보면 지난해 단속 건수는 1천256건으로 전년(862건) 대비 45.7%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단속 중량은 3천318㎏으로 전년(787㎏) 대비 321.6% 늘었다.

[관세행정정보시스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대 규모가 적발됐다.
관세청은 지난달 22일 올해 상반기 마약 밀수 단속 현황을 발표하면서 총 767건, 1천7㎏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는 약 3천358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단속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늘고, 중량은 62% 줄었다. 그러나 국내 유통을 목적으로 한 마약 적발량은 작년 상반기 390㎏에서 올해 1천7㎏으로 2.6배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검찰청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5년 마약류 범죄백서'에서도 단속된 마약류 사범이 2만3천403명으로, 2023년 이후 3년 연속 2만명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밀조) 사범은 25명으로 전년(19명)보다 31.6%, 밀수사범은 1천772명으로 전년(1천126명)보다 57.4% 증가하며 모두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경찰청 보도자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실제 마약류 관련 인구는…23만~70만명 추정 가능
이같은 마약류 범죄 통계는 '단속' 건수인 만큼 국내의 마약 이용 인구나 현황을 온전히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관계 당국이 단속 수위를 높이면 숫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현장 근무 전문가들은 이런 수치로 방향성을 볼 수 있다면서 체감적으로 마약이 과거보다 더 쉽게 접근 가능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정신과 전문의인 조성남 전 서울시 마약관리센터장은 "마약은 정확한 실태 조사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검거율이라고 해도 현황을 보여준다고 본다"면서 "실제로 (마약 남용이) 늘어났기 때문에 검거율도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의 선미화 마약범죄수사계장도 "마약범죄 특성상 검거 활동을 활발히 할수록 검거 인원이 더 늘어나는 부분이 있지만, 온라인 등 마약 유입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접근성이 높아진 상황이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관계자도 "경찰이 괜히 마약류 단속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의 우려처럼 급증하지는 않았더라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면 실제 마약 사용 인구는 얼마나 될까.
일반적으로 업계에선 마약 암수범죄율(숨겨진 범죄율)을 10~30배로 추정한다.
한국경찰연구학회가 발행하는 학술 저널 '한국경찰연구' 2019년 봄호에 게재된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에 관한 질적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 및 마약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설문 조사에서 국내 마약류 범죄 암수율은 28.57배로 예측됐다. 이는 정부 기관이 일반적으로 산정하던 약 10배보다 3배 많은 수치로, 지난해 2만3천여명의 마약류 사범이 단속됐다면 그 이면에 23만~70만명의 마약 인구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의료용 마약까지 감안하면 암수범죄율은 100배까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조 전 센터장은 "마약사범의 암수범죄율을 일반적으로 30배라고 하는데 일선에서 볼 때 펜타닐이나 프로포폴 등의 의료용 마약까지 포함한다면 100배까지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마약과 달리 의료용 마약은 처방받을 수 있다 보니 두려움 없이 더 쉽게 접근하고, 결과적으로 남용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자윤 제작] 일러스트
◇ 투약 연령 낮아지고 신종 마약류 확대…10대 합성대마 남용 비율↑
전문가들은 신종 마약류가 늘어나는 한편 이용 연령이 낮아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지난달 발표한 '마약류 감정백서 2025'에 따르면 과학기술 발달에 따라 다양한 마약류의 화학적 합성이 이뤄지고 있으며 새로운 구조의 마약류가 출현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특히 국내 남용 사례가 거의 없었던 케타민, 코카인, 엘에스디 등의 남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과수가 지난해 의뢰된 압수품에서 검출한 마약류를 보면 합성대마류(대마와 유사한 효과를 가진 물질군)를 포함한 주요 신종 마약류 비중이 31.5%로 2024년에 이어 2년째 30%대를 기록했다. 2020년까지 이 비율은 10% 미만이었다.
이러한 신종 마약류는 접근 장벽이 낮고, 오남용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선 계장은 "과거의 코카인이나 필로폰 같은 마약류는 구입에 장벽이 있었지만, 신종 마약류는 보다 쉽게 유통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합성대마류에서 보듯이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이 형성되면 해당 마약류 억제가 어렵다고 국과수는 백서에서 지적했다.

['마약류 감정백서 2025'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에 10대가 신종 마약류인 합성대마 남용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등 마약류가 청소년층까지 침투한 실정이다.
국과수는 백서에서 "속칭 '브액'으로 불리는 액상형 합성대마는 일반 전자담배와 외형이 흡사한 카트리지 형태로 투약이 쉽고 심리적 접근장벽이 낮아 청소년층의 초기 마약 유입 통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검찰청은 백서에서 30대 이하 마약류 사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2024년부터는 전체의 60%를 넘어서는 등 마약류 사범의 나이가 낮아지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배경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텔레그램 등이 새로운 마약 유통경로로 떠오르면서 SNS 활용에 익숙한 젊은층의 접근이 더 쉬워졌다는 것이다.
대검찰청도 마약류 사범의 저연령화에 대해 "기존 대면 거래 위주의 방식에서 다크웹(전용 프로그램으로만 접속 가능하며 흔적을 남기지 않는 웹사이트), 텔레그램 등을 통한 온라인 비대면 거래 중심으로 범죄 패턴이 전면적으로 변화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젊은층의 마약 남용은 지속적인 남용자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조 전 센터장은 "(마약은) 한 번이라도 하면 그 기억을 잊지 못해 평생 반복하게 되기도 하고, 더 강한 것으로 옮겨가는 속성이 있다"면서 "10대는 겁 없이 일반인들이 잘 접근하지 않는 종류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마약류 감정백서 2025'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마약 좀비' 영상 상당수 사실 확인 안 돼
한편 지난달 29일 수원역 인근에서 한 20대 여성이 괴성을 지르고 길바닥을 네발로 기어 다니는 등의 이상행동을 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마약 좀비 영상'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홍대 부근에서 대낮에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바닥에 드러누운 사람들을 촬영한 영상이 SNS에 올라오며 이들도 마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정신을 잃고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드러누워 있는 모습만으로 마약 투약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 경찰 측 입장이다.
홍대 일대를 관할하는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지난달 해당 장소 일대에서 마약 투약으로 신고가 들어오거나 검거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홍대뿐만 아니라 강남, 이태원 등지에서 만취자가 이렇게 길바닥에서 배회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고 한다"며 영상 속 인물들이 술에 취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영상만 보고 마약을 투약한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사례도 있다.
지난 6월에는 수원에서 30대 남성이 마치 정신을 잃은 듯 팔을 늘어뜨린 채 구부정하게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마약 좀비'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남성은 이후 국과수 검사에서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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