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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웃] 개정 형사소송법의 '허점'

입력 2026-08-05 1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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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형소법 개정 관련 전국 지휘부 회의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휘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무회의 후 주요 개정 사항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6.8.4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형사소송법 개정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제245조의7 '이의신청 제도'다. 이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서 다듬은 것이지만, 수사 오류를 바로잡는 장치라기보다 피해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방식에 가깝다. 경찰의 부실 수사나 불송치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선 피해자가 시간·비용을 들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건 지연과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 심지어 피해자가 피의자로 뒤바뀌는 2차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 개정안이 권한 조정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피해자 보호장치가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현대 국가는 개인의 사적 복수를 금지한다. 토머스 홉스는 사적 복수가 허용되는 사회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 했고, 막스 베버는 국가를 '정당한 물리력을 독점하는 공동체'로 정의했다. 우리 헌법도 적법 절차와 재판을 통해 국가만 형벌권을 행사하도록 설계돼 있다. 요컨대 국민은 자신이 겪은 억울한 피해에 대한 사적 복수의 권리를 국가에 위임했고, 국가는 공정한 수사와 재판으로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공권력의 독점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공권력의 정당성은 견제와 통제를 전제로 한다.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공권력은 모래성에 불과하다.


공권력의 신뢰가 흔들릴 때마다 사람들은 허구에서 정의를 찾는다. 디즈니+ 드라마 <비질란테>와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화제를 모은 것도 이 때문이다. 비현실적 설정이지만, 시청자들이 공감한 건 피해자의 억울함이다. 법이 놓치거나 외면한 피해자의 억울함을 누군가 대신 풀어주고, 범죄자를 응징하는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이다. 사적 복수는 법치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 누구도 비질란테가 활개 치는 사회를 원치 않는다. 이런 작품들이 반복해서 흥행한다는 사실은 공적 정의에 대한 갈증을 보여주며, 그 갈증은 수사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과 맞닿아 있다.




[그래픽] 형사소송법 개정 주요 내용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공포안이 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인스타그램 @yonhapgraphics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변호사 시절을 돌아보며 "검찰은 물론 경찰도 수사를 못 믿겠더라"고 했다. 또 "그 불신이 지금 상태에서도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일반 국민의 심정도 상당 정도 그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수사를 잘못해서)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돼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더라"고 했다. 대통령 개인의 경험을 넘어 국민 다수가 품고 있는 불안을 지적한 것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자체를 문제 삼자는 게 아니다. 경찰의 권한이 커진 만큼 그 권한을 누가,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앴다면 그에 상응하는 견제와 통제 장치도 마련했어야 했다.


법은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허점을 끊임없이 보완해야 한다. 국가경찰위원회 권한을 실질화하거나 독립적인 사건심사기구를 두는 방안도 있다. 무엇보다 이의신청 요건과 기간을 완화해 피해자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어떤 방식이든 경찰 수사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피해자 권리를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 국민은 사적 복수를 포기하고 국가에 형벌권을 맡겼다. 그 대가로 국가는 국민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를 둘러싼 진영 논리가 아니라, 그 빈틈을 메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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