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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대응' 서울시, 취약계층 방문 확인…노숙인 300명에 응급 잠자리

[촬영 김준태]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형님 어떻게 잘 지내요?" "예. 예. 아이고 더워라."
서울 용산구 기온이 낮 한때 38.2도까지 치솟은 3일. 서울역 쪽방상담소의 자활근로자가 구불구불 가파른 계단을 올라 쪽방 안을 들여다보며 주민 안부를 물었다.
뜨거운 해를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며 조금이라도 시원하길 기대했지만, 온도계는 34도를 가리켰다.
쪽방 주민 이모(80) 씨는 웃통을 벗은 채 커피포트로 물을 끓여 걸레를 빨고 있었다.
방 한구석에는 뇌경색 약과 혈압약 등 약봉지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이씨는 "더우면 더운 대로 살아왔는데, 갈수록 더하다"며 "무더위 쉼터에 오가는 것도 힘들어서 그냥 방 안에만 있다"고 힘없이 말했다.

[촬영 김준태]
아래 지방부터 역대급 폭염이 상경하자 서울시는 쪽방촌상담소별로 일대를 순찰하며 주민들 상태를 살피고 나섰다.
이들은 공용에어컨 가동상태 확인, 응급 상황 시 신고 등 역할도 한다.
서울역 쪽방상담소의 경우 후암동과 갈월동, 남영동 일대를 4곳으로 나눠 하루에 두 곳씩, 격일로 순찰하고 있다.
이들을 따라 도착한 쪽방 건물의 어둡고 좁은 복도에는 열기와 습기가 고여 숨이 턱턱 막혔다. 전기세 걱정이 큰 동네인 만큼 에어컨이 설치된 곳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쪽방상담소 직원을 맞이하는 주민들은 바람이라도 통하도록 방문과 창문을 활짝 열고 때로는 웃통을 벗은 채로 더위에 허덕이고 있었다. 건강 문제로 호흡기를 찬 채 누워있던 주민도 있었다.
형편이 어려워 5년 전 쪽방촌으로 오게 됐다는 이모(41)씨는 방안을 가리키며 "32도, 33도 정도 될 거다. 마치 보일러를 틀어놓은 것처럼 바닥이 따끈따끈하다"며 "너무 더워 창문을 떼버렸더니 비가 들이닥쳐 다시 달았다. 벌레도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촬영 김준태]
최모(38)씨도 웃옷을 벗은 채 하나 있는 선풍기 앞을 떠나지 못했다.
형과 함께 쪽방에서 살고 있는데, 자신의 방은 너무 더워 잠시 피신했다고 한다.
자활근로자로 순찰을 함께 한 쪽방 주민 조근섭(70)씨의 티셔츠도 땀으로 물들었다.
그는 "시에서 요금을 지원한다지만 아직 에어컨이 없는 곳도 많고, 있더라도 집주인이 틀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불만을 얘기하면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데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촬영 김준태]
무더위 속에서는 작은 냉기조차 크게 느껴졌다.
에어컨을 가동 중인 고시원 복도로 들어서면서는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실내 기온은 29도로 높았지만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잠시나마 식히기에는 충분했다.
일부 골목에는 물안개 분사 장치(쿨링포그)가 설치됐다. 순찰 중 땡볕을 피해 물안개 속을 거닐자 숨통이 트였다.
이외에도 시는 쪽방촌 주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돈의동과 창신동, 서울역, 남대문, 영등포 등 5개 쪽방 밀집 지역에 주간 무더위쉼터 7곳과 야간 밤더위대피소 6곳을 운영하고 있다.
조씨는 "오후에는 아무래도 집에 계시는 분이 많이 없다"며 "너무 더우니 대부분 무더위쉼터 같은 곳으로 피신한다"고 설명했다.

[촬영 김준태]
순찰이 끝나고 상담소로 돌아오니 꼬박 한 시간이 지나있었다.
온몸은 물에라도 들어갔다 나온 양 땀에 푹 젖었고, 순찰 전 상담소에서 나눠준 300㎖짜리 꽁꽁 언 생수는 그새 모조리 녹았다.
동행한 상담소 직원은 "순찰하는 직원들도 햇볕을 피하려 양산을 쓰고 다니고, 얼음물도 들고 다닌다"며 "주민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다면 힘들어도 해야 할 일"이라고 웃어 보였다.
시는 폭염 대응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2단계)로 유지하면서 폭염 종합지원상황실을 8개 반으로 확대해 폭염 예방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노숙인·쪽방촌 등 취약계층 보호, 무더위 쉼터 운영, 야외 근로자 안전 관리 등 분야별 대책에 힘쓰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최초로 발효된 지난 6월 18일부터 시는 돌봄이 필요한 고령층 등의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전날 오후 7시를 기준으로 시는 연락이 닿지 않는 등 확인이 필요한 독거 어르신 1만159명과 장애인·만성질환자 1천699명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폈다.
거리 노숙인 약 300명에게는 열대야를 피할 수 있는 응급 잠자리를 제공하고 상담과 순찰도 강화하고 있다.
readin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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