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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사, '민주화 운동' 저지하려 축출 공작…재판부 "종교 자유 침해"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1980년대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가 고(故) 박형규 목사와 서울제일교회를 조직적으로 탄압한 사건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6-2부(강경표 박원철 박해빈 고법판사)는 최근 서울제일교회와 교인·유족 9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낸 박 목사는 빈민 선교와 인권·민주화운동에 평생 헌신해 '길 위의 목사'로 불렸다. 2016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보안사는 1982년 종교계의 민주화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종교계 저항세 무력화 대책'을 세우고 박 목사를 서울제일교회에서 축출하려는 공작을 벌였다.
박 목사의 활동에 반대하는 교인들을 포섭해 교회 내부 갈등을 부추겼고, 결국 1984년 9월에는 박 목사와 일부 교인이 반대파 교인과 외부인들에게 감금되는 등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같은 달 박 목사가 교인과 외부인에게 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교인들은 잇따른 예배 방해와 폭력 사태로 그해 12월부터 1991년 12월까지 서울 중부경찰서 앞에서 노상 예배를 이어가야 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11월 보안사가 반대파 교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등 박 목사와 서울제일교회를 조직적으로 탄압해 종교의 자유와 종교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가가 박 목사와 교인들에게 사과하고 피해 및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해당 결정을 계기로 서울제일교회와 박 목사의 자녀, 교인 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들은 국민의 종교의 자유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국가권력에 의해 역설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장기간 이어진 교회 내부 분쟁이 폭행 사건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국가가 적절한 수사에 나서지 않고 이를 방치해 상당한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심은 국가가 서울제일교회에게 4천만원을, 교인과 유족에게는 최대 1천875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박 목사의 자녀 4명에 대해서는 박 목사에 대한 축출 공작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일반 교인보다 컸다고 보고 위자료를 1천875만원에서 2천175만원으로 증액했다.
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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