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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의 재발견] '달콤쌉쌀' 초콜릿 거리로 변신한 땅끝 해남

입력 2026-08-01 0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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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밤호박 특산물 디저트 인기…썰렁했던 옛도심, 방문객 북적



[※ 편집자 주 = 저출산·고령화와 청년 유출로 지역 소멸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연합뉴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각 지역의 숨은 자랑거리와 이야깃거리를 재발견하는 기획을 시작합니다. 문화·경제·사회 전반에서 인물, 음식, 문화재, 특산물, 관광지 등은 물론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 다양한 아이템을 발굴해 매주 토요일 송고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자부심 제고, 관광 활성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등을 추진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초콜릿 거리에서 기념 촬영하는 연인

[촬영 민현기]


(해남=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예전에는 젊은 사람 구경하기도 어려웠는디, 요즘은 초콜릿 사러 돌아댕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께 신기허제."


지난 30일 전남광주 해남군 해남읍 읍내리 하루길에 조성된 국내 1호 초콜릿 거리.


낡은 점포와 적막이 익숙했던 땅끝마을 원도심에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젊은 얼굴과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인들은 초콜릿 상자를 손에 든 채 골목을 거닐었고,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은 휴대전화로 지도를 살피며 마음에 드는 수제 초콜릿 가게를 찾아다녔다.


골목 입구에서는 건물 사이를 가로지른 거대한 리본 조형물이 방문객들을 맞았다.


리본 아래로 분홍색 하트와 초콜릿 아이스크림 모양 조형물이 이어졌고, 방문객들은 포토존 앞에 멈춰 서 사진을 남겼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 달끝초코·땅끝호박당·공심당 등 수제 초콜릿 전문점과 복합매장 7곳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매장 문이 열릴 때마다 카카오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향이 흘러나왔고 손님을 맞는 상인들의 인사와 방문객들의 웃음소리가 골목을 채웠다.


유리 진열대에는 해남 고구마·밤호박·무화과를 활용한 초콜릿과 초코파이, 쿠키, 타르트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제품마다 색과 모양이 달랐고, 매장 앞에서는 방문객들이 메뉴판을 살피거나 포장 상자를 받아 들었다.


한 매장에서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초콜릿 체험 행사도 운영했다.


체험대에 둘러앉은 초등학생들은 녹인 초콜릿을 틀에 조심스럽게 붓고 알록달록한 장식을 하나씩 얹으며 자신만의 초콜릿을 만들었다.




초콜릿 매장 들어가는 가족들

[촬영 민현기]


경기 용인에서 온 김명섭(44)·김희연(39)씨 부부는 여름방학을 맞아 자녀 김도윤(11)군·도아(8)양과 땅끝마을에서 캠핑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빵과 초콜릿이 든 봉투를 양손 가득 든 김씨는 "처음 찾은 해남에 먹을거리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세련된 공간이 있어 놀랐다"며 "저녁에 캠핑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먹으려고 여러 가지를 골랐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순임(68·여)씨도 "예전에는 골목에서 젊은 사람을 마주치면 누구네 자식인지 다 알았는데, 요즘은 모르는 얼굴들이 초콜릿 봉지를 들고 다녀 동네가 바뀌고 있는 게 체감이 된다"고 전했다.


초콜릿 거리가 들어서기 전 이곳의 모습은 지금과 딴판이었다.


해남읍 중심 상권이긴 했지만 인구감소, 고령화, 온라인 소비 확산이 겹치며 손님이 줄고 원도심의 소비 기반도 급격히 약해졌다.


2023년에는 하루길 일대 공실률이 31%에 달해 빈 점포와 낡은 간판 사이로 차량만 오가는 날도 적지 않았다.


침체해가던 하루길의 변화는 해남군이 원도심 활성화의 소재로 '초콜릿'을 선택하면서 시작됐다.


2024년부터 5년간 60억원을 들여 초콜릿 교육과 창업 지원을 제공하고, 신규 매장에는 최대 5천만원, 기존 점포에는 최대 500만원을 지원했다.


달끝초코·땅끝호박당·공심당 등 신규 매장과 피낭시에·오늘하루 등 복합매장이 문을 열었고 해남 고구마와 밤호박을 접목한 초콜릿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해남 고구마를 접목한 빵집

[촬영 민현기]


해남군 집계 결과 88개 점포의 평균 매출액은 2024년 하반기 3천31만원에서 1년 뒤 3천540만원으로 16.8% 늘었고, 비어있는 점포 수도 점차 줄고 있다.


사은 행사와 초콜릿 점포 연계 쿠폰 행사에는 각각 2천226명과 644명이 참여하면서 골목에 머물며 소비하는 방문객이 늘어났다.


올해 초 문을 열어 고구마 초코파이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는 공남인(41·여)씨는 "초콜릿을 사러 온 사람들이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고 거리까지 둘러보면서 골목 전체에 활기가 돈다"며 "골목 전체가 함께 살아나고, 해남을 찾는 사람들이 일부러 들르는 거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해남군은 올해 신규 창업 2개 팀과 기존 점포에 초콜릿 메뉴를 추가하는 복합매장화 3개 팀을 추가로 선정했다.


초콜릿 관련 점포를 확대하고 카페 디저트 체험을 결합한 체류형 상권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신규 매장에서는 초코 에너지바, 브라우니, 고구마·전복·다시마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디저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덕일 해남원도심 상권활성화 추진단장은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 관광객이 머물며 소비하는 상권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상품과 체험 행사를 확대해 해남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hk022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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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1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