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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협력체계 새판 짠다…직통 메신저 등 대응책 검토
경찰 사건당 평균 처리기간 56.4일…훨씬 길어질 가능성↑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검사의 직접 수사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사법체계의 틀이 크게 바뀐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가 이뤄지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의 협업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며, 무엇보다 경찰 수사업무가 대폭 늘면서 사건처리 지연·미제사건 증가 등에 따른 국민 피해 우려가 크다.
연합뉴스가 경찰청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건 1건당 평균 처리 기간은 지난해 54.5일, 올해 상반기 56.4일이었다.
이는 사건 접수부터 송치·불송치 결정까지 걸린 기간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송치 사건은 52.5일, 불송치 사건은 61.1일이 소요됐다.
경찰대 출신 한 수사관은 "검찰이 직접 하던 보완수사까지 경찰이 맡게 되면 기소 가능한 수준으로 사건을 완성해 송치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사건 처리에 필요한 전체 기간도 지금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앞으로는 공소 제기와 유지 과정에서 필요한 추가 수사가 경찰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법리 보완이나 추가 증거 확보, 피해자 진술 보강 등이 필요한 사건에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대폭 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와 경찰 업무 부담은 이미 크게 늘어난 상태다.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지난해 11만623건으로, 제도가 시행된 2021년(8만6천916건)보다 27.2% 늘었다.
사건 관계인의 수사심의 신청도 2021년 2천131건에서 지난해 6천223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수사심의위원회가 실제 보완·재수사를 권고한 사례도 같은 기간 80건에서 711건으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국민의 재검토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미제로 등록한 사건도 지난해 22만241건, 올해 상반기 10만2천567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보완수사 부담까지 늘면 사건 적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가 장기화할수록 피해자 권리구제는 물론 피의자 사건 처리도 늦어지는 만큼 그에 따른 불편과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는 검찰 통계라 정확한 업무량을 산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사건이 얼마나 늘어날지 상세한 분석은 쉽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각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피해자 권리 구제에 일정 역할을 해온 만큼 피해자 보호 장치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인천 강화도 유기치상' 사건 피해자 딸 한지유(가명)씨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모든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 사건에서는 (경찰이) 실패했다"며 "그 실패는 단순한 수사 지연이 아니라 피해자가 진실을 밝힐 기회를 잃게 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 사건은 2023년 강화도에서 쓰러진 아내를 방치한 사건으로,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쳐 유기 혐의에서 유기치상 혐의로 변경됐다.
'묻지마 폭행' 사건으로 알려졌다가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성폭행 목적이 드러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씨도 "검찰개혁으로 피해자들이 재판을 기다려야 하는 기간도 더 길어졌다"며 검찰 보완수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경찰은 검경 협력 체계 정비를 비롯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국가수사본부 수사심사계를 검경 협력 전담 부서로 운영하고, 시도경찰청에도 관련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을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보완수사 요구 사건을 별도로 관리하고 검찰과의 협의를 전담하도록 해 사건 처리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검경 간 소통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검경 직통 메신저를 구축하거나 영장 신청 기록에 담당 경찰관과 검사의 연락처를 함께 기재해 신속한 협의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에 대한 협업 강화 방안도 논의된다.
현재 선거 사건에만 적용되는 '공소시효 임박 사건 필수 협의'를 모든 사건으로 확대해 공소시효가 3개월 미만 남은 사건은 검경이 수사 초기부터 협의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외에 검사가 경찰관서에 와서 구속 피의자 조사에 참관하거나 송치 이후 경찰이 검사실에서 사건 관계인을 조사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토론하고 검토해왔다"며 "변화된 형사사법 체계가 현장에서 문제없이 작동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wri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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