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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서울로7017 바퀴벌레가 인근으로 확산?…"개체수 확인방법 없어"

입력 2026-07-31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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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바퀴벌레 개체수 증가설 제기…서울시 방역민원 급증세


"SNS 영상 계기로 관심 늘면서 눈에 더 띄어"

고온다습 계절적 요인에 하수구 바퀴벌레 이동·도심 녹지공간 조성 영향도




'위생해충을 없애라'

위생해충 방역작업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서울역 인근의 '서울로 7017'에 바퀴벌레가 무더기로 출몰한 영상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서울로 7017의 바퀴벌레가 주변 지역을 넘어 인근 아파트로 퍼지는 등 바퀴벌레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SNS에선 방역업체 관계자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실제로 서울로에 바퀴벌레가 창궐하고 이에 따라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전문가들에게 이런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확인해봤다.




서울로 7017

[연합뉴스 자료사진]


◇ 개체수 증가 확인할 방법은 없어…방역 민원은 최근 폭증세


SNS에서 확산한 영상처럼 서울로 7017에 바퀴벌레가 출몰한 것은 사실이다.


바퀴벌레는 놀라운 생존력과 빠른 번식력을 자랑하는 해충이다.


암컷 한 마리는 40개 이상의 알을 낳고, 1년에 수백마리로 증식할 수 있다. 또한 얇고 유연한 몸으로 작은 틈새에 쉽게 숨어 발견이 어렵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이 바퀴벌레의 성장과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서울로 7017에 바퀴벌레가 출몰한 것도 이런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위생해충 전문가인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바퀴벌레 서식에는 습도가 중요한데 서울로 7017에 화단이 조성돼 있고 이 화단에 물을 주다 보니 바퀴벌레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됐다"며 "해당 장소가 산책 공간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흘리고 간 음식물도 바퀴벌레의 먹이 활동에 영향을 미치면서 개체 수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로 7017에 바퀴벌레가 증가했다고 해서 서울시의 바퀴벌레 개체수가 증가했는지를 확인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전계남 한국방역협회 선임연구원은 "개체수 증가 여부를 확인하려면 같은 장소에서 수년에 걸쳐 채집하고, 이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하나 이런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김동건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장도 "과거에 얼마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가 없고, 한쪽 지역에 많다고 다른 지역에도 많은 것은 아니어서 개체수 증감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위생해충 방역소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시 감염병관리팀 관계자도 "여러 전문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서울시의 바퀴벌레 개체수를 파악한 연구 자료는 없는 것으로 보여 최근 늘어났는지를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개체수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지만 여러 정황상 서울 시내 바퀴벌레 수가 증가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최근 서울시 각 구청에 바퀴벌레 출몰로 방역 활동을 요구하는 민원 접수가 증가했다는 점에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해충 민원 접수·처리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1~6월 서울시의 바퀴벌레 관련 민원 접수 및 처리 건수는 6천158건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1만1천789건) 접수 및 처리 건수의 52.2% 수준이다.


해충 관련 민원이 여름철에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민원 건수는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이 자료를 보면 서울시의 바퀴벌레 관련 민원 접수·처리 건수는 2021년 2천379건, 2022년 3천905건, 2023년 5천470건, 2024년 7천241건, 2025년 1만1천789건 등으로 최근 수년간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근래의 민원 증가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사람들의 이동이 활발해진 영향이 있다는 전문가 지적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에는 외출을 자제하면서 외부에서 바퀴벌레를 볼 일 자체가 적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서울의 바퀴벌레 개체수가 늘었다고 해도 서울로 7017의 바퀴벌레를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전문가 진단도 있다.


양 교수는 "바퀴벌레는 날개가 아주 발달한 곤충이기는 해도 멀리 난다고 해도 15~20m 거리 정도"라면서 "러브버그처럼 날아다니면서 서울 전역으로 퍼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그런 해석은 다들 말이 안 된다고 보고, 전문가들도 아마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해충 퇴치 용품을 진열하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 바퀴벌레가 더 많이 보이는 이유는?…"SNS 영상 계기 관심 늘어난 탓"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바퀴벌레가 예전보다 더 많이 출몰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은 무엇일까.


일각에선 기후 변화 등으로 전반적인 기온이 높아진 것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로 7017의 바퀴벌레 영상이 주목받응ㄴ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번 바퀴벌레 존재를 인지하고 나니 갑자기 더 눈에 띄며 주변에서 더 많이 보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전계남 연구원은 "(SNS상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기후변화 영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서울로 7017의 바퀴벌레 실태가 이슈가 되면서 유튜버들의 자극적인 영상이 이어지고, 그렇다 보니 이런 영상을 보거나 얘기를 들은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건 소장도 "러브버그도 언론에 노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더 크게 받고 있다"면서 "유튜브 등에서 노출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여름을 맞아 고온이 지속되는 가운데 장마까지 겹치면서 최근 더 눈에 띄는 것도 있다.


양영철 교수는 "최근 수도권에 비가 많이 내리면서 하수구나 맨홀 주변에 살던 바퀴벌레들이 대거 나타난 것 같다. 또 수도권에선 원활한 배수를 위해 장마철 직전에 하수구 청소를 많이 하는데 청소할 때 생기는 진동 때문에도 바퀴벌레들이 많이 탈출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사람들 눈에 많이 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곳곳에 공원 등 녹지가 조성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폭염이나 폭우가 있을 때 하수관로에 살던 바퀴벌레들이 많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도심에 녹지가 많이 생겨나면서 바퀴벌레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소장도 "도심의 녹지 자체가 곤충의 서식지다. 그런데 벌레가 나오면 사람들이 싫어하니 방제 작업을 하고, 결국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강한 종류만 살아남는데 그게 바퀴벌레"라며 도심에서 바퀴벌레가 더 많이 목격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바퀴벌레 방제법

[서울시 카드뉴스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바퀴벌레 근절 방법은?…"유입경로 차단·서식지 관리"


바퀴벌레는 단순히 보기에 불쾌한 것을 넘어 위생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해충이다.


서울시 시민건강국이 최근 발간한 카드뉴스에 따르면 바퀴벌레는 식중독, 콜레라 장티푸스 등 각종 감염성 질병을 퍼뜨린다. 이런 질병은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천식과 만성비염도 유발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휘발유나 생물연료에서 발생하는 매연과 증기, 곰팡이와 더불어 바퀴벌레에 노출된 성인과 어린이는 천식 발생률이 높다.


질병관리청은 연중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 중 하나로도 바퀴벌레를 지목했다.




서울시 중랑구 위생해충 등 구제방안에 관한 조례

[서울연구원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방안' 자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때문에 서울시 금천구·성동구·중랑구 등 일부 자치구는 조례에서 직간접적으로 병원체를 옮겨 해를 줄 수 있는 파리나 바퀴벌레 등을 '위생해충'으로 정의하고 있다.


바퀴벌레는 여러 해충 가운데 일반인이 가장 기피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4월 발간한 '서울시 유해성 도시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유해성 도시해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보기만 해도 싫거나 무섭다고 생각하는 대상으로 바퀴벌레 66%에 이어 빈대 60.1%, 러브버그 42.6%, 모기 39.2%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집안에 나타나는 바퀴벌레를 근절하는 방법도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이다.


서울시는 유입 경로를 차단하고 서식지를 관리하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서식지 관리 측면에선 음식물 쓰레기를 밀폐해 보관하고, 주방 주변의 이물질이나 음식물 찌꺼기, 배관 등을 관리해야 한다.


배관이나 하수구, 창문, 주방 후드, 환풍구 등이 주로 유입 경로인 만큼 해당 장소에 방충망 등을 설치해 틈새를 막아야 한다.




해충 피해 예방을 위한 사전 방역활동

[연합뉴스 자료사진]


온라인에선 특정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는 글도 있다. 그러나 같은 공간이라도 바퀴벌레 종류에 따라 다른 약제가 필요하고 양도 달라져 전문가 도움을 받는 편이 좋다.


개인이 정확한 종류나 유입경로를 파악하기 어렵고, 잘못된 약제를 사용하면 오히려 내성만 키울 수 있어서다.


아파트에서는 단지 자체적으로 소독 의무가 있으나 공공장소에서 발견했을 때는 자치구 보건소에 의뢰하면 방역 작업을 해준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보면 집안에서 발견된 바퀴벌레가 외부에서 우연히 유입된 것인지, 이미 집안에 서식 중인 바퀴벌레 떼의 일부인지도 주요 관심사다.


소위 '독일바퀴'라고 하는 '바퀴'와 '일본바퀴'라고 하는 '집바퀴'는 주로 집에서 많이 발견되며 아파트에선 그중에서도 '바퀴'가 흔하다.


'미국바퀴'라고 많이 부르는 '이질바퀴'가 주택 내에 서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양영철 교수는 성충은 날개가 있다는 점에서 날개가 있다면 외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날개가 없는 약충이 발견된 것이라면 부모에 해당하는 성충이 유입돼 집안에서 번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건 소장은 "싱크대 하부와 같이 습한 장소에 섭식이나 배설 흔적이 있는지를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바퀴벌레 종류

[휴엔케어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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