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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주민 김경태씨, 2011년부터 복지시설 12곳 찾아 물품 후원
생활비 제외한 수입 대부분 기부…'봉사의 신'이라 불리는 이유

[김경태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서울) 서효주 인턴기자 = '15년간 1천800회.'
경남 양산의 개인 후원자 김경태(58)씨가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물품 나눔을 한 기간과 횟수이다.
중소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김씨는 IT서비스 기업에 다니던 2011년부터 양산과 울산 일대 장애인복지시설과 요양원, 지역아동센터 등 12개 기관을 돌며 사비로 물품을 후원하고 있다.
15년간 사흘에 한 번꼴로 마트에서 물품을 사 복지시설로 향한 김씨는 마트 직원들 사이에서'뭐 하는 사람이냐'는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김씨는 28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여름이라 수박이 싸게 나왔더라. 이번 주에 비빔면 끓여주러 양산 늘푸른집에 갈 생각"이라며 당연하다는 듯 다음 봉사 일정을 말했다.
◇ 15년간 쌓인 1천800회 후원…사흘에 한 번꼴로 이어진 나눔
김씨가 정기적으로 찾는 시설은 광명원시각장애인단기보호센터(광명원), 울산동구장애인복지관, 울산양로원, 연화노인요양원, 연화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울산노인주간보호센터, 울산노인요양원, 울산노인의집, 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울산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양산 늘푸른집, 서생지역아동센터 총 12곳이다.
나눔활동 1천800회는 이 중 어느 한 곳도 거르지 않고 매달 최소 1~2회씩 방문해 쌓인 결과다.

[김경태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명원 관계자는 "개인이 10년 넘게 정기적으로 사비로 물품과 행사를 후원하는 경우는 김씨가 유일하다"며 "광명원 구성원 모두가 김씨를 알고 만나자마자 반길만큼 센터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동구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김씨는 5년째 매달 다과 물품을 후원하고 있으며 1~2년마다 기부금도 전달해 주고 있다"며 "최근 (받은) 100만원 상당의 기부금은 이용자 교복 지원에도 사용됐으며, 행사 때마다 보내주신 다과와 후원 물품도 잘 사용하고 있어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1년 경험 삼아 개인 후원을 시작했던 김 씨가 이토록 오랫동안 나눔을 이어오게 된 데는 14년 전 만난 한 사람의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IT서비스 기업 직원이던 2012년 사내 봉사활동으로 도시락 배달을 하던 김씨는 알코올 중독으로 절망 속에 살던 A씨를 처음 만났다.
김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봉사가 중단된 후에도 수년간 개인적으로 A씨 안부를 챙겼다.
김씨 노력 덕에 A씨는 술을 끊고 새 삶을 찾았다.
김씨는 "절망에 빠진 한 사람이 결국 사람으로 인해 변하고 살아가는 힘을 얻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눈물이 난다"며 "이 감동이 1천800회 나눔을 이어오게 한 밑거름"이라고 전했다.

[김경태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기술 봉사부터 성과금 기부까지…멈추지 않는 봉사
김씨의 봉사는 물품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배관기능장과 용접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한 그는 시설의 고장 난 가구나 시설물을 직접 수리하고 만들어주는 근로 봉사도 병행하고 있다.
2008년 사내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페인트칠 봉사, 도시락 배달 봉사, 물품 나눔 봉사를 함께 해 왔다.
그는 IT서비스 기업 재직 시절 성과금과 연차를 모두 봉사에 쏟아부었고, 재작년 퇴직 후에는 해마다 최소 2천만 원가량을 기부에 사용해 왔다고 한다. 생활비를 제외한 수입 대부분을 나눔에 쓰는 셈이다.
기부에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쏟아붓는 이유에 대해 김씨는 "봉사가 나를 살아가게 만드는 이유"라며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고, 감사와 격려의 말을 들을 때마다 봉사를 계속할 힘을 얻는다"라고 답했다.

[김경태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씨는 현장에서 어르신이나 장애인들이 건강을 기원하며 "아저씨가 오래 살아야 자주 올 것 아니냐"고 손을 잡아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봉사와 기부는 절대 어렵지 않다"며 "처음이 힘들 뿐 딱 한 번 마음을 열면 참된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seohy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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