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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들] 정성호의 고립, 민주당의 미래

입력 2026-07-28 0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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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피해자' 북토크 참석한 정성호

(과천=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9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강당에서 열린 '탁월한 피해자' 북토크에서 저자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2026.7.9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법무부 장관 정성호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진보 진영의 소수 목소리를 대변해온 정치인이다. 이번에는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이단아'라는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다.



사실 민주당 안에 정성호 같은 인물은 적지 않다. 운동권 출신들조차 사석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경찰공화국'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980년대 최루탄과 진압봉을 맞으며 경찰 권력의 공포를 경험했고, 지역에서는 '형님·동생'으로 얽힌 토착 경찰 조직의 폐해를 직접 봐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사권이 경찰에 집중되는 데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개석상에 서면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 강성 지지층의 공감대를 거스르는 순간 정치 생명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공천 시즌이 다가올수록 정치인들은 양심보다 당원 게시판을 먼저 살핀다. 아예 입을 다물거나 누구보다 강경한 개혁론을 외친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숙의' 당부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민변을 비롯한 진보 법조계에서도 반대론이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뒤이어 정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졌다.




국가보안법 폐지 강경파였던 유시민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안' 연내처리를 주장하는 유시민(오른쪽), 임종인 등 강경파 의원들이 27일 오전 열린 상임중앙위원 회의장을 찾아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조보희/정치/ 2004.12.27 (서울=연합뉴스)
jobo@yna.co.kr


민주당에서는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우선 강성 지지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진보'라는 간판 아래 이들을 묶는 것은 이념만이 아니다. 전쟁을 겪은 부모 세대의 반공 이념과 권위주의에 맞섰던 4050세대의 저항 심리, 영남 중심 권력 아래에서 소외됐다는 호남의 집단적 피해의식,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산 베이비붐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이 뒤섞여 있다.


그래서 검찰과 재벌, 언론은 단순한 개혁 대상이 아니라 자신들을 억압해온 기득권으로 인식된다. 그들의 힘을 빼는 '개혁안' 앞에서 제도의 부작용을 말하는 순간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는다. 정치인들은 스스로를 검열하며 입을 닫고, 토론 대신 선명성 경쟁만 남는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민주당의 주력 지지층이 과거의 기억에 머무르는 사이 유권자들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탈이념·탈지역 성향이 강한 2030은 민주당을 기득권으로 보며 거리를 두려 한다.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인식하며 성장한 이들에게는 과거보다 현재의 집값과 일자리, 자산 증식이 더 절실하기 때문이다.




오세훈의 승리, 아파트 계급투표 뚜렷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김민지 기자 =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박빙을 승부를 펼친 끝에 승리했다. 강남과 강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오 시장이 큰 우세를 보였다.
minfo@yna.co.kr


서울은 이런 세대차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정치 실험장이다. 이른바 내란 대선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에서 50%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이 압승을 자신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오세훈 시장에게 패했다. 특히 강남과 한강변, 재건축 지역의 경우 4050과 호남도 보수당에 표를 던지는 '계급투표' 경향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도 이런 현실을 체감하는지 경제와 민생을 앞세운 실용주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강성 당원들의 시선은 다르다. "대통령이 되더니 달라졌다"는 의심이 생기고, 그 빈틈을 '재건축으로 가면 필패'라는 유시민식 강경론이 파고든다.


정성호의 말이 옳으냐 그르냐는 부차적인 질문이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법무부 장관의 문제 제기조차 토론의 의제가 되지 못하는 현실이 문제의 핵심이다. 다른 목소리를 '배신'으로 규정하는 정당에서 중도와 실용은 설 자리가 없다. 노무현과 문재인의 정권재창출 실패에서 보듯, 그런 일방주의는 결국 선거에서 심판받기 마련이다.


지금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서울 총선은 필패라는 한숨이 흘러나온다. 그런데도 선거의 척도인 서울과 성남, 용인에서 패한 이유를 냉정하게 성찰하기보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같은 정치공학적 조어만 난무하고 있다. 불편한 현실을 외면한 채 소수 목소리마저 차단한다면 같은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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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8 09: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