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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비전 '생애 전 단계 기본교육'…"현금성 지원 지적 동의 안 해"
"추경 통해 올가을부터 3세 무상교육 추진…교부금 확보 필수"

[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최근 배재고 사태로 청소년들의 '혐오 문화'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혐오 표현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22일 밝혔다.
정 교육감은 이날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사에서 연 2기 비전 선포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으로는 학생과 학부모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르지만, 큰 방향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세계적인 흐름과 스마트폰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통화와 안전 앱 등) 필수 기능만 갖춘, 중간 형태의 기기 보급에 대해서도 검토해 학부모 공론장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육감은 다만 "이 문제는 학생과 학부모 간 생각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며 "교육 공동체가 합의해 그것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했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나왔다.
그러다 배재고 야구부원들이 광주제일고와 경기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응원을 하고, 교원단체에서 학교에 번진 혐오 표현 문제를 일제히 지적하면서 스마트폰 사용 제한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정 교육감은 학생들의 혐오 문화를 서울시교육청이 풀어야 할 주요 현안 중 하나로 거론하며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닌 오랫동안 축적돼 나온 문화로 요즘 학교에 만연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배재고 학생 다수가 민주시민교육 수업 중 잠을 잤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한두 시간 교육으로 바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아직 완전한 해법이라는 것도 없다"면서 "어떤 방향으로 해결해나갈지는 시사해준다. 8월 중 민주시민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기자회견은 6·3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정 교육감이 2기 비전인 '모두를 위한 기본교육, 행복한 협력교육'을 선포하고 관련 정책을 소개하고자 마련했다.
기본교육은 헌법 제31조가 보장하는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초·중등 교육 단계가 아닌 생애 전 단계로 넓혀 적용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3∼5세 유아 교육비 단계적 무상화와 함께 초·중·고 대중교통비와 현장 체험학습비 무상화를 추진하는 한편, 학부모와 시민의 평생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 교육감은 이런 정책이 '현금성 지원'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이다. 현금이 아니면 현물로 지원하라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관련 예산을 구체적으로 추계하고 있는데, 단번에 하는 게 아니라 4년 동안 단계적으로 늘려가겠다"며 "우선 추경을 통해 올가을 3세 무상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지방교육교부금(교부금)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정 교육감의 정책 실현을 위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교육감은 "아무리 좋은 계획도 재정 확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교부금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하다"며 "교육 관련 단체들은 모두 내국세의 20.79% 비율을 지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 교육감은 2기의 5대 정책 방향으로 창의와 공감의 미래형 전인교육, 모두의 배움을 보장하는 책임교육, 지속 가능한 민주시민교육, 함께 누리는 교육복지, 안전하고 평화로운 교육공동체 등을 소개했다.
인공지능(AI) 윤리·디지털 시민성 교육을 강화하고, 독서·토론·인문학 교육과 협력종합예술활동·1학생 1예술·스포츠 활동으로 전인적 성장을 이끈다.
서울 모든 자치구에 학습진단성장센터를 설치해 기초학력을 튼튼히 하고 체험 중심의 공립 대안학교 성격인 세상중학교(가칭)도 신설해 특성화고 교육을 활성화한다.
다문화·이주 배경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체계도 촘촘히 짤 예정이다. 마음회복학교를 통해서는 정신건강 고위기 학생을 지원한다.
아울러 교육활동 보호 긴급지원팀 강화와 교사의 면책 범위 확대로 모든 교육공동체가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책의 설계와 실행은 학부모·시민에게 공유할 계획이다.
정 교육감은 "서울교육은 오늘부터 기본교육이라는 담론을 가장 먼저 시작하고, 이를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로운 기준으로 이끌어가겠다"며 "학생 단 한 명도 배움과 성장, 안전에서 소외되지 않게 해 세계를 선도하는 서울교육의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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