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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에 기반한 폭염위험 평가 방안 제시 보고서

[촬영 김채린]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해가 갈수록 극심해지는 폭염 피해가 일부 취약 계층에 집중되는 만큼 이들을 선별해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세계도시 정책동향' 601호 '폭염 위험 진단'을 보면 조가영 지속가능연구실 연구위원의 심층 리포트 '데이터 기반 폭염 위험 평가: 글로벌 동향과 서울의 과제'가 실렸다.
이 보고서는 세계보건기구(WHO)를 인용해 "폭염 피해는 모든 시민에게 동일하게 발생하지 않는다"며 "주거 환경과 냉방 여건, 에너지 비용 부담, 건강 상태 등이 중첩될수록 가구 단위 실내 열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지자체가 폭염 대책으로 시행하는 가로수 식재, 바람길 확보, 도로 자동 물 분사 등은 거시적 차원에서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만, 주요 수혜층이 보행 시민이나 이동 인구에 집중된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위험에 더 직접 노출된 이들은 거동이 쉽지 않아 거주지에서 머물면서 냉방기기가 없거나 연료비 부담에 냉방을 가동하지 못하는 이들인데, 이들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폭염 취약 가구는 고령자, 여성, 저소득층 등 특정 집단과 동일시돼선 안 된다"며 "폭염 취약성은 주거 환경, 냉방 접근성, 에너지 비용 부담, 건강 상태, 이동성, 사회적 고립이 중첩되면서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에서 만난 김모(84)씨는 "다리가 아파서 외출이 어려운 탓에 그저 더위를 참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집에는 에어컨, 선풍기 등 더위를 달랠 만한 어떤 장치도 없었다.

이달 13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광장을 일반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와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폭염 위험, 도시 데이터 체계로 식별해야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 도시들은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별 열 위험과 사회적 취약성을 함께 분석하는 지표와 지도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폭염건강지수(HHI·Heat and Health Index)를 통해 폭염을 건강 위험 관점에서 해석하고, 미국 뉴욕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은 지역을 파악하기 위해 폭염취약성지수(HVI·Heat Vulnerability Index)를 구축했다.
일본은 기온이 아닌 습도와 복사열을 종합해 열 스트레스를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습구흑구온도(WBGT·Wet Bulb Globe Temperature) 지수를 폭염 방재의 기준으로 삼았고, 프랑스 파리시는 극단적 폭염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취약 시민 데이터베이스인 '리플렉스(REFLEX)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소개하면서 "폭염 대응이 '기온이 높은 지역'을 찾는 것에서 '더위로부터 보호받기 어려운 조건이 중첩된 지역과 가구'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국내는 기상청이 체감온도를 핵심 지표로 하는 폭염특보 기준을 운영하고 있고, 환경부가 지역별 폭염 취약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폭염취약성지수(HVI·Heat-wave Vulnerability Index)를 도입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이달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 시민이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사물인터넷 돌봄 인프라, 폭염 대응에 확장
보고서는 노후주택과 반지하, 옥탑, 최상층, 일사 유입이 큰 주택 등이 폭염으로부터 거주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도리어 외부보다 온도가 높다고 설명하며 "실내 열 위험이 폭염 대응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내 열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가 활용하고 있는 스마트 플러그와 사물인터넷(IoT) 돌봄 장비를 폭염 대응에 활용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마트 플러그와 사물인터넷 돌봄 장비는 고독사 예방과 취약계층의 안전 확인을 위해 도입했는데, 이를 활용하면 취약계층의 실내 열 위험을 감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스마트 돌봄 센서를 활용해 준공 30년 이상 된 서울 노후 에너지 취약가구(저소득층)의 온도와 습도, 전력량을 측정한 결과 평균 실내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지속되는 가구, 저녁과 새벽 시간대 바깥보다 내부 온도가 4∼6도 높은 가구 등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보건복지부의 취약 어르신 안전관리 사물인터넷, 서울시의 스마트 안부 확인 서비스의 스마트 돌봄 플러그는 이미 취약가구의 실내 온도·습도·조도·움직임과 전력 사용량을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센서를 중복해 설치하기보다 기존 장비의 기능을 목적에 맞게 조정해 공동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기온이 급등해 실내 온도가 33도 이상인데도 가전제품 전력 사용량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된다면 요금 부담 때문에 냉방기기를 켜지 못하는 '에너지 빈곤'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보고서는 "데이터 활용이 생명 보호와 지원 연계로 이어진다는 점을 시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며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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