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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운동 후 '갈색 소변' 본다면 즉시 병원 가야
단순 근육통 오해 땐 혈액투석까지도…수분 보충하고 점진적 운동해야

[AI가 만든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최근 강원도의 한 군부대에서 병사가 강압적인 팔굽혀펴기를 한 뒤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고 2주간 입원 치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2024년에도 군기 훈련 중 횡문근융해증으로 쓰러진 육군 훈련병이 민간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이틀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사회적 충격을 준 바 있다.
전문가들은 횡문근융해증이 군 장병에게만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여름철 단기간에 몸을 만들기 위해 고강도 근력운동을 반복하거나, 보디 프로필 촬영을 앞두고 무리하게 운동량을 늘리는 경우, 일대일 맞춤 운동(PT)을 시작하면서 갑자기 운동 강도를 높이는 일반인에게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횡문근은 팔과 다리의 골격근처럼 우리 몸을 움직이는 가로무늬근육을 말한다. 횡문근융해증은 말 그대로 이 근육이 심하게 손상돼 근육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흔히 '근육이 녹는다'고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면 근육에 필요한 산소와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근육세포가 손상된다. 이 과정에서 미오글로빈과 크레아틴키나아제, 전해질 등 근육세포 안의 물질이 혈액으로 대량 유출되는데, 이것이 횡문근융해증을 일으킨다.
원인은 크게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나뉜다. 외상성은 교통사고나 압박 손상처럼 근육이 직접 손상된 경우이고, 비외상성은 과도한 운동, 감염, 약물, 과음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특히 술을 마신 다음 날 '땀을 흘려 술을 깨겠다'며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요즘처럼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진다. 탈수까지 겹치면 위험성은 한층 더해진다.
횡문근융해증이 무서운 이유는 근육 손상 자체보다 합병증 때문이다. 손상된 근육에서 나온 미오글로빈은 콩팥을 손상해 급성 신장 손상(급성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전해질 이상으로 부정맥이나 쇼크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횡문근융해증에 따른 급성 신장 손상은 전체 급성 신부전의 7∼10%를 차지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운동한 부위의 심한 근육통과 근력 저하, 부종이다. 특히 소변이 갈색이나 콜라 색으로 변하는 경우에는 횡문근융해증을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 이는 손상된 근육에서 나온 미오글로빈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하면 발열과 구토, 전신 쇠약감이 나타나고, 콩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진단은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이뤄진다. 혈액검사에서 크레아틴키나아제와 미오글로빈 수치가 크게 증가하거나 소변에서 미오글로빈이 검출되면 횡문근융해증으로 진단한다. 특히 한 연구에서는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가 크게 상승한 환자가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위험이 22.6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치료의 핵심은 가능한 한 빨리 충분한 수액을 공급하는 것이다. 고강도 운동을 즉시 중단하고 안정을 취하면서 수액 치료를 시행하면 대부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하면 혈액투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운동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 폭염이나 높은 습도에서는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운동 전후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스타틴 계열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근육 손상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는 만큼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이상 증상 관찰이 필요하다.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김재균 교수는 "운동 강도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서서히 높여야 한다"며 "운동 후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심한 근육통이나 갈색 소변이 나타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탈수는 횡문근융해증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라며 "특히 여름철에는 운동 중과 운동 후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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