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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결정됐지만, 소모적 논쟁 반복…매번 법정 시한 넘겨
위원회 구성 개편, 산정 방식 객관화 필요성…"개선안 마련" 권고문

(세종=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제14차 전원회의가 시작되고 있다.
현재 노사의 수정안 격차는 '690원'까지 좁혀진 상태로, 이날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익위원들은 이날 상한선과 하한선인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노사가 심의 촉진 구간 안에서 의견 일치를 이루면 합의안이 채택되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표결을 통해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왼쪽부터 사용자위원인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2026.7.14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정해졌지만, 매년 법정 심의 기한을 넘기며 노사 대립이 반복되는 현행 결정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원회 구성과 최저임금 산정 방식 등 현행 제도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전문가 비중을 높이고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며 투표를 통해 2027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했다.
현재 최저임금은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으로 이뤄진 최저임금위가 정한다.
노사가 각각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시하고 이후 논의를 거듭하며 격차를 좁히는 방식이다.
이런 결정 구조는 1988년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후 40년 가까이 한 번도 바뀌지 않고 유지됐다.
그러나 명확한 객관적 근거 없이 노사간 줄다리기 끝에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이 과정에서 소모적인 갈등이 반복되며 대부분 '합의'가 아닌 '표결'로 결정된다는 점 등이 현재 결정 구조의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최저임금위가 노사 샅바싸움 속에 법정 시한을 넘기는 건 사실상 관행처럼 굳어졌다. 최저임금위가 법정 시한을 맞춰 의결을 이룬 건 1988년 이후 9차례에 그친다.

(세종=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가 열린 1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위원들이 회의가 정회된 뒤 속개하자 전원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6.7.14 dwise@yna.co.kr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시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재차 거론되는 이유다.
우선 최저임금위 구성의 문제다.
최저임금위는 총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근로자위원은 대폭 인상을, 사용자위원은 동결 주장을 반복해 사실상 노사의 실질적인 합의가 어려운 구조다.
노사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결국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고 결정을 주도하는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
공익위원을 정부가 사실상 임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권 성향 등에 따라 최저임금이 좌우된다는 '정치적 편향성' 시비가 매년 반복되기 때문이다.
총 27명의 최저임금위 위원 규모도 지나치게 방대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규모가 너무 큰 탓에 효율적 논의와 합의 도출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너무 많은 수의 위원이 견해차를 보이며 소모적 논쟁을 하고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상황이 매년 반복된다"며 "정권의 성격이나 진영 논리로부터 벗어나 최저임금 결정이 이뤄지도록 최저임금위를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최저임금 제도개선 연구회는 최저임금위의 대표성을 문제 삼으며, 규모를 현행 27인에서 15인으로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주요국 중 프랑스는 전문가 그룹 5명이 최저임금 논의를 하며, 독일은 7명, 영국은 9명 등으로 구성된다.
또 최저임금 산정 방식도 문제로 꼽힌다.
최저임금법 4조는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정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는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에 불과하고 거시경제 지표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각각 다른 자료를 기반으로 대립해왔고, 공익위원들이 제시하는 심의 촉진 구간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최저임금 결정이 과학적 통계보다는 막판 줄다리기식 결정 구조로 졸속 심의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에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예측 가능하도록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명문화된 임금 산정 공식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아울러 최저임금위 회의 폐쇄성 문제도 거론된다.
최저임금 결정은 모두 발언 이후에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최저임금법 등에는 회의를 비공개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조항이 없다.
최저임금이 사실상 전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국민적 관심사임에도 불구하고 비공개회의를 고수하는 탓에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 밀실 협상처럼 이뤄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도 이날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들은 정부에 보내는 권고문에서 "올해 하반기 고용노동부에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하고 현행 최저임금 제도 가운데 적용 대상, 결정 기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연구한 후 종합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공익위원들까지 제도 개선을 공식 권고하면서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제14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6.7.14 dwise@yna.co.kr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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