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시험대 오른 경찰] ④ '공룡경찰' 13만명 누가 견제…국민 영향은

입력 2026-07-12 06:00:06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경찰 견제 방안 갑론을박…전문가들 "국민 보호 중심 설계해야"




검경 수사권 갈등(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최윤선 윤민혁 기자 = 정부와 여당의 이른바 검찰개혁으로 경찰의 '단독수사' 시대가 열리게 됐지만, 비대해질 경찰 권력 견제 장치에 대한 갑론을박은 이어지고 있다.


작년 기준 치안총감부터 순경 계급까지 경찰관 총정원은 13만1천여명인 반면 검찰청법에 따른 검사 정원은 2천292명이다.


경찰 숫자가 워낙 많다 보니, 자정능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무엇보다 검찰 수사권 박탈이 국민에게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려있다.


◇ 보완수사 요구권으로 충분한가…엇갈리는 시선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대신 개정안이 제시한 보완수사 요구권으로는 수사 공백 해소와 피해자 보호라는 목적을 온전히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지금도 보완수사 요구를 하면 이행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 수사를 다 막아버리면 기소가 원활히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 부실수사 및 유착 논란도 불신에 불을 지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장윤기 사건은)경찰의 조직적인 사건 축소·증거 인멸"이라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요구권만 남겨두면, 같은 사례에서 형식적 보완수사로 (강간 목적의 살인임이) 은폐됐을 것"이라 지적했다.


다만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도 경찰 견제는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


경찰 출신 박성배 변호사는 "보완수사 요구권을 적절히 행사하면 경찰의 폭주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기소 여부 결정·영장 청구권 등 검찰은 수사권이 없다고 결코 약해지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명수사' 관련 검찰 압수수색 받은 경찰청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청와대와 경찰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들이 경찰청 본청 압수수색을 마친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모습. 2020.1.16 ondol@yna.co.kr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사실상 수사권 조정 이전의 권한을 복구하기 위한 시도라는 경계의 시선도 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검찰 수사권을 조정하게 된 것도 결국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때문인데, 경찰 비위의 해결책으로 검찰 권한을 돌려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완수사 요구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은 결국 이전처럼 수사 지휘를 하고 싶다는 것"이라 주장했다.


◇ 대안은 '전건송치'? "물리적으로 불가능" 의견도


보완수사가 어렵다면 어떤 견제 장치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견도 갈렸다.


대표적인 방안은 '전건송치'다.


전건 송치는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도록 하는 제도다. 2021년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지면서 폐지됐다.


지난 8일 대검찰청이 전건 송치 재도입을 주장한 데 이어 10일 법무부도 같은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높다. 경찰보다 소수 조직인 검찰 특성상 전건을 들여다보는 게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김선택 명예교수는 "2천여명의 검사들이 한 해 몇백만 건 사건을 어떻게 다 들여다보겠느냐"며 "가뜩이나 검찰 인력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많이 옮길 텐데 전건송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경찰 외부 통제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청문감사 제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경찰 내부 수사심의위원회는 의미가 없다"며 "객관적인 일반인으로 이뤄진 민간인 심의위원회 제도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경수사권 조정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문제는 국민 권리…중요한 건 시스템


이른바 '검찰 개혁'이 경찰 비대화를 불러와 국민 삶을 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진다.


차 교수는 "중수청도 법적 지위가 사법경찰관리고 소속이 행안부인 하나의 경찰 조직"이라며 "비대한 경찰의 조직과 권한에 비해 통제할 장치가 없다"고 평가했다.


외관상으로는 검찰 조직을 공소청과 중수청 둘로 나누는 형태지만, 중수청을 기존의 법무부 소속이 아닌 경찰과 같은 행안부 산하로 둬 사실상 경찰 조직을 키우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윤호 교수도 "모든 사건의 시작과 종결을 경찰이 맡게 되면 누구 눈치를 보겠느냐"며 "결국 인사권을 가지는 정권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정치적으로 예속될 위험이 크다"고 봤다.


특히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검사와 달리 경찰은 이런 안전장치가 없어 인사권에 더 휘둘리기 쉽다는 약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전문가들도 검찰 개혁을 단순히 수사권 조정이라는 측면이 아닌, 국민 삶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윤호 교수는 "수사권 조정 논의의 목적 자체가 억울한 피해자를 없애고 국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며 "지금은 그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 장윤기 사건 일어나니까 땜질식으로 개정안 내는 지금의 방식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차진아 교수도 "수사기관이 제대로 통제받지 않으면 약자들은 구제받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선택 명예교수는 "수사 공정성 확보 방안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수사 자체가 너무 지연됐는데 더 두고 봐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수사가 올바르게 이뤄지게끔 정비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엉뚱한 이야기가 아닌, 시스템 설계에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miny@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