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대한모체태아의학회, 임신부가 걱정하는 '4대 궁금증' 팩트시트로 정리
"인터넷 떠도는 정보보다 검증된 의학적 근거를 믿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임신은 기쁨과 설렘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수많은 걱정도 함께 따라온다. 이 때문에 산부인과 진료실에서는 안전한 출산을 위한 임신부들의 질문이 그치지 않는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회장 박중신)는 최근 경주에서 열린 제32차 학술대회에서 임신부들이 가장 자주 묻고 걱정하는 네 가지 이슈를 정리해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공식 입장과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학회가 전한 핵심 메시지는 하나다. 인터넷에 떠도는 단편적인 정보보다 검증된 의학적 근거를 믿어야 산모와 태아 모두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 이미지]
◇ "단태아보다 쌍둥이면 더 좋은 거 아닌가요?"
과거에는 쌍둥이를 갖는 것을 '한 번에 두 아이를 얻는 행운'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국내 다태아 출생 비율은 2007년 2.7%에서 2023년 5.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난임 치료가 늘면서 배아를 여러 개 이식하는 사례가 많아진 영향이다.
하지만 쌍둥이나 세쌍둥이 임신은 조산 위험이 높고, 저체중아 출산이나 신생아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단태아보다 훨씬 많다. 산모 역시 임신중독증과 임신성 당뇨병, 산후 출혈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한모체태아의학회와 대한보조생식학회는 건강한 단태아 출산을 가장 바람직한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권장하는 것이 '단일 배아 이식'이다.
시험관아기 시술 때 수정된 배아를 한 개만 자궁에 넣어 임신을 시도하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배아를 함께 이식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배아 선별 기술이 발전하면서 한 개만 이식해도 충분한 임신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자료 이미지]
◇ "뇌성마비는 분만 사고 때문인가요?"
출산 과정에서 안타까운 질환 중 하나가 뇌성마비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은 뇌성마비에 대해 분만 중 산소가 부족해져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해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훨씬 복잡한 원인을 제시한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는 뇌성마비가 산전 감염, 태반 기능 이상, 태아의 유전적 요인 등 진통 이전부터 존재하던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즉, 분만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산소 공급이 부족했던 사실만으로 뇌성마비의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학회는 출산 직후 시행하는 제대혈 검사 결과나 일부 수치만으로 원인을 판단하기보다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전체 경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근거 없는 오해나 불필요한 의료 분쟁을 줄이고, 산모가 과도한 불안감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취지이기도 하다.

[자료 이미지]
◇ "자궁 수술 후 임신 괜찮을까요?"
고령 임신이 늘면서 자궁근종 제거 수술이나 자궁선근증 수술을 받은 뒤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경우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아이를 안전하게 낳을 수 있을까요?"다.
학회는 임신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 임신보다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궁을 절개한 수술을 받은 경우 임신 후 자궁이 드물게 파열되거나, 태반이 자궁벽에 비정상적으로 깊게 붙는 유착태반 같은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신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산부인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난임 치료를 하는 경우에도 단일 배아 이식을 통해 다태 임신을 줄이는 것이 안전한 임신과 출산에 도움이 된다고 학회는 권고했다.

[자료 이미지]
◇ "임신 중 타이레놀이 아이 자폐증 부르나요?"
최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임신 중 타이레놀을 먹으면 아이가 자폐증에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불안해하는 임신부가 적지 않다.
하지만 대한모체태아의학회는 현재까지 축적된 의학적 근거를 종합하면 이런 우려를 뒷받침할 만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회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스웨덴에서 248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행한 대규모 형제 비교 연구다. 이 연구에서는 같은 가정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비교해 유전적·환경적 영향을 최대한 보정한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복용과 자폐증 사이에 의미 있는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임신 중 고열이나 심한 통증을 무조건 참으며 치료를 미루는 것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고열이 오래 지속되면 조산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임신 초기의 심한 발열은 태아 발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신 중 열이 나거나 통증이 심하다면 임의로 약을 끊거나 인터넷 정보만 믿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상담한 뒤 필요한 경우 권장 용량 범위에서 약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학회는 강조했다.
박중신 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임신과 출산 관련 전문 학회로서 임신부들에게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팩트시트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산모들이 불필요한 불안 없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bio@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