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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20∼39세 당뇨병 환자 17만명 7년 분석
혈압 개선하면 위험 감소…당뇨병 땐 조기에 혈압 관리해야

[AI가 만든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20∼30대는 혈압이 조금 높아도 "아직 젊으니까 괜찮다"며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장 특별한 증상이 없고 심혈관질환도 중·장년층의 문제라는 인식이 강해서다.
하지만 젊은 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이런 안일한 생각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압이 아직 심하게 높지 않은 초기 단계의 고혈압만으로도 심근경색과 뇌졸중, 심부전 등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국제학술지 '고혈압 연구'(Hypertension Research) 최신호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해 20∼39세 2형 당뇨병 환자 17만3천483명을 평균 7.1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대상은 기존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심부전을 앓은 적이 없고 혈압약도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혈압 수준과 유형에 따라 정상 혈압, 혈압 상승 단계, 1기·2기 고혈압으로 세분화한 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수축기 혈압은 정상이지만 이완기 혈압만 80∼89㎜Hg로 높은 '1기 이완기 고혈압' 환자는 정상 혈압군보다 전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4% 높았다.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모두 높은 '1기 수축기·이완기 고혈압'에서는 위험이 34%까지 증가했다.
혈압이 높아질수록 위험은 더욱 커졌다. 2기 수축기·이완기 고혈압 환자의 경우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정상 혈압군보다 94%나 높았다.
특히 심근경색과 허혈성 뇌졸중, 심부전,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모두 1기 수축기·이완기 고혈압 단계부터 뚜렷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정상 혈압군과 비교한 위험도는 심근경색 29%, 허혈성 뇌졸중 59%, 심부전 31%로 각각 집계됐다.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63% 높았다.
주목되는 건 젊은 당뇨병 환자에게 '이완기 혈압'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젊은 층에서는 수축기 혈압보다 이완기 혈압이 먼저 높아지는 경우가 흔하다. 이번 연구에서도 수축기 혈압이 비교적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이완기 혈압이 상승한 1기 이완기 고혈압 단계부터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젊은 당뇨병 환자는 혈관 손상이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시작되고, 당뇨병으로 인한 혈관 변화가 혈압 상승에 따른 심혈관 위험을 더욱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완기 혈압만 높은 2기 고혈압 환자는 정상 혈압군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88%,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97% 높았다.
반면 혈압이 약간 높은 '혈압 상승 단계'(수축기 120∼129㎜Hg·이완기 80㎜Hg 미만)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혈압이 다소 높은 수준을 넘어 실제 고혈압 단계에 진입하는 시점부터 위험이 본격적으로 커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출혈성 뇌졸중에서는 이완기 혈압만 높은 경우보다 수축기 혈압이 함께 상승한 환자에서 위험이 훨씬 크게 증가하는 특징도 관찰됐다.
2기 수축기·이완기 고혈압 환자의 출혈성 뇌졸중 위험은 정상 혈압군의 6.43배에 달했다. 반면 이완기 혈압만 높은 환자에게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혈압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도 심혈관질환 위험에 영향을 미쳤다.
2년 동안 정상 혈압에서 2기 고혈압으로 진행한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84% 높아졌고, 1기 수축기·이완기 고혈압에서 2기 수축기·이완기 고혈압으로 악화한 환자는 위험이 85% 증가했다. 반면 혈압이 1기 이완기 고혈압 이하로 호전된 환자에게서는 위험 증가가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젊은 2형 당뇨병 환자의 혈압 관리 전략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고 평가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대체로 140/90㎜Hg 이상을 고혈압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는 이미 130/80㎜Hg부터 1기 고혈압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혈압이 높은 당뇨병 환자일수록 비만과 이상지질혈증이 많았고, 체질량지수(BMI),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으며 흡연과 음주 비율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혈압 관리가 단순히 혈압 수치만의 문제가 아니라 체중 조절과 금연, 절주, 이상지질혈증 관리 등 전반적인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와 함께 이뤄져야 함을 보여준다.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젊은 2형 당뇨병 환자는 초기 단계의 고혈압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며 "특히 보다 낮은 혈압 기준을 활용해 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고 적절히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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