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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학교 앞 '소녀상 철거집회' 금지는 정당…학습권 침해"

입력 2026-07-09 19: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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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측 패소…"역사적 사실 부인·왜곡 표현 보호가치 낮아"




평화의 소녀상 바리케이드 철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고등학교 앞에서 '철거 촉구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한 경찰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이 집회를 보호할 필요성이 작다고 지적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9일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가 경찰을 상대로 "옥외집회·시위 금지통고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1일 소녀상이 설치된 서울의 고등학교 앞에서 '위안부사기 중단 및 위안부상 철거 촉구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으나 경찰이 금지 통고 처분을 하자 불복 소송을 냈다.


경찰은 학습권을 뚜렷이 침해할 우려가 있는 학교 주변 집회는 금지할 수 있다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을 처분 근거로 들었다.


김 대표 측은 집회 예정일이 공휴일이어서 학습권 침해 우려가 없고 외려 경찰 처분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우선 집회 예정일이 공휴일이어도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는 다른 교육기관에 비해 공공성이 더 크고 학생들이 학습권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기본권 행사의 공간이므로 상시적으로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다"며 "학교가 폐지되지 않는 이상 휴일이나 방학에도 학교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고, 그 주변의 교육환경 역시 동일하게 보호돼야 한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또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 집회를 통해 주장하려는 내용을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보호할 필요성도 작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가 준비한 홍보물에는 위안부 피해자가 겪은 성적 학대를 자발적인 성매매로 규정하며 "위안부(매춘부)", "매춘 진로지도 하나?" 등 비속어가 담겼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거나 비하·왜곡하는 것으로써 헌법 정신에 반하는 것은 물론 그 표현 자체로도 헌법 최고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 보호와 양성평등 보호에 반한다"며 "이런 표현은 민주주의 국가와 사회의 존립과 발전에 기여한다고 볼 수 없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진지하고 계획적인 시도에 따른 표현으로도 볼 수 없어 그 보호가치가 현저히 낮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편향되고 왜곡된 표현을 성장기 학생들의 학습권 실현 공간인 학교 주변에서 표현하는 것은 학습권 침해"라며 "매춘부 등의 표현은 자유로운 의견 교환에서 발생하는 다소 과장되고 부분적으로 잘못된 표현이 아니라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민주주의 장에서 허용되는 한계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대표는 2024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페이스북 등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가짜 위안부 피해자' 등으로 표현한 글과 영상을 69차례 올려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으로 지난 4월 구속기소됐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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