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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마약' 등 매년 10종 넘게 등장…집요하게 뒤쫓는 국과수

입력 2026-07-08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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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청정국 옛말…국과수 마약감정 건수 7년새 3배 급증


SNS '마약좀비' 영상에 불안감 커져…모발 정밀검사 진행 중




컨테이너 입구에 적재된 코카인

[관세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윤민혁 정지수 기자 = 한때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던 한국에서 1년에 10종이 넘는 신종 마약류가 등장하고 있다.


기존 마약류의 화학 구조를 일부 변형하거나, 해외에서 국내로 새로 유입되는 물질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 감정 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최근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마약 의심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스텔스 마약'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졌다.


스텔스 마약이란 수사기관의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 등에서 쉽게 검출되지 않도록 화학 구조를 변형한 신종 마약을 뜻한다.


◇ 5년간 신종마약 49건 포착…마약류 감정은 3배 급증


8일 국과수가 발간한 '2025 마약류 감정백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새롭게 확인된 신종마약은 지난해 11종이었다.


2021년 6종, 2022년 7종 발견됐던 신종마약은 2023년 10종, 2024년 15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최근 5년간 49종의 신종마약이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1월 충남 천안 한 아파트 뒤 화단에 묻혀있던 백색 가루가 든 비닐팩도 그중 하나다.


이 가루는 국과수 감정 결과 신종 펜사이클리딘류인 '2-플루오로-2-옥소-피시피알'로 확인됐다.


국내외 보고된 적 없는 신종마약으로, 국내 마약류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이 안 됐기 때문에 마약사범 사이에서는 "걸리지 않는 스텔스 마약"으로 홍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정밀분석을 통해 이 마약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상 펜사이클리딘 유사체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판명했다.


국과수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 없는 물질로서, 구조 규명을 위해 액체크로마토그래프·사중극자-비행시간차 질량분석법, 핵자기 공명 분광법(NMR) 등의 기법을 이용해 구조를 분석해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신종마약'은 새롭게 제조된 마약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 이미 유통되던 물질이라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되면 새로운 감정 대상이 된다.


게다가 기존 마약의 화학구조를 조금만 바꿔도 새로운 물질을 만들 수 있어 감정기관은 새로운 성분이 확인되면 이에 맞는 분석법을 구축해야 한다.


신종마약 확산과 함께 국과수에 접수된 마약류 감정 건수도 2018년 4만3천808건에서 지난해 14만775건으로 7년새 3.2배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과학연구소에 의뢰된 압수품에서 검출된 마약류를 보면 합성 대마류, 케타민 등 신종 마약류 비율은 2020년 10% 미만에서 2025년 30% 이상으로 급증했다.


기존 1차 간이검사 방식으로 적발이 어려운 신종 마약류가 늘자, 곧바로 2차 정밀분석에 착수하는 사례 또한 늘고 있다고 국과수는 설명했다.




압수한 마약

[연합뉴스 자료사진]


◇ "국경 무너진 마약"…의료용 마약류 오남용도 '부담'


새로운 물질이 확인되면 국과수는 화학구조 등을 분석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시마약류 지정을 요청하고, 이를 토대로 감정 대상과 분석기법을 구축한다.


'마약왕' 박왕열을 수사했던 김대규 한국마약예방교육연구소장(전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은 연합뉴스에 "국내에 확인되지 않은 신종 물질이라면 기존 검사 체계에서 곧바로 특정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최근에는 SNS를 통한 거래와 해외 개인 반입이 늘면서 사실상 마약도 국경이 무너진 상황"이라며 신종마약이 계속 등장하는 만큼 분석 역량과 감정 체계도 이에 맞춰 지속해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현장에서 처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 문제도 국과수의 업무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 중 하나다.


국과수는 "프로포폴, 에토미데이트, 메데토미딘으로 이어지는 마취제류 남용은 물질만 바뀔 뿐 마취제류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의료용 마취제류를 모두 법망 안으로 편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치료 적용 편의성 문제로 의약계와 논쟁이 이어져 규제 대상 편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 마약 의심 영상' 속 남성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간이·정밀검사 결과 엇갈리기도…모발검사 지켜봐야


최근에는 '수원 마약 의심 영상'이 퍼지며 시민들 사이에서 '신종 마약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영상 속 30대 남성이 경찰의 마약 간이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국과수 소변 정밀감정 결과는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모발 정밀 감정을 통해 마약류가 검출될 가능성도 있어 확답을 주기는 어렵다"며 "지금 수사 단계에서는 이른바 '스텔스 마약'이라고 불리는 신종 마약 정황이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통상 모발 감정은 머리 길이에 따라 3∼6개월, 소변은 일주일 이내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간이검사와 정밀감정의 결과는 엇갈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간이검사는 합법적인 약물 중에도 구조가 비슷하면 반응하는 '교차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약이나 일부 의약품 등을 복용한 경우에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는데 수원 영상 속 남성도 '복용하던 약'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사례로 올해 초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다중 추돌사고를 낸 택시 기사의 경우 사고 직후 약물 간이검사에서 모르핀 양성이 나왔다.


하지만, 국과수 정밀감정에선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기사는 과로 상태에서 감기약을 먹었다고 진술했다.


국과수 원장을 지낸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간이검사는 마약을 안 한 사람을 걸러내는 데 의미가 있지만, 양성이 나왔다고 마약을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반드시 정밀검사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wri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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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8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