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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안의 작성 사망진단서는 부족…"사인 불명확시 부검이 기본"

[촬영 이율립]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돌연사한 이의 유족이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부검을 통해 사인을 명확히 밝히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8단독 지은희 판사는 A씨가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2년 9월 자녀 B씨가 허혈성 심장질환 진단을 받으면 진단비 5천만원을 받는 보험계약을 메리츠화재와 맺었다.
B씨는 2024년 7월 말 인도를 걷다가 돌연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 당일 고인의 시신을 검안한 의사는 직접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 그 원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각각 추정된다고 사망진단서에 적었다.
A씨는 이를 근거로 메리츠화재가 보험금 5천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허혈성 심장질환의 일종인 급성심근경색증의 진단 확정이 있었다거나, 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점이 진단·추정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보험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고인이 보험기간 중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진단받거나 치료받은 점이 증명되거나, 부검감정서상 사인이 해당 질환으로 확정·추정돼야 한다고 짚었다.
하지만 B씨는 생전 허혈성 심장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고 사망 후에도 검안만 거쳤을 뿐 시신을 절개하는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인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족이 보험사 등에 사망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물으려면 먼저 부검으로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는 게 기본적인 증명 과정 중 하나"라며 "부검하지 않아 생긴 불이익은 유족이 감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B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어 숨졌고, 1∼2주 전부터 흉부 압박과 구토 증상이 있었으며, 평소 심근경색 발병 위험을 키우는 흡연을 한 점 등을 고려해 검안의가 사인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추정 진단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보험약관에 따라 사인을 인정할 수 있는 직책은 주치의나 부검의고 검안의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 감정의와 법의학 전문의를 인용해 "외부적으로 관찰되는 소견에 의존하는 검안이나 간이 검사만으로 다른 사망 원인의 가능성을 충분히 배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검안은 일종의 선별검사로서 기능하며 부검 등 사후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확정적 진단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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