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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스타벅스 응원' 징계, 선수장래 막는 건 과하다

입력 2026-07-03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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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논란의 무게를 학생들에 그대로 적용한 것은 아닌지




근조화환 놓인 배재고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광주제일고와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구호는 지난 달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하며 '5·18 탱크데이'라고 홍보했던 사건을 연상케 해 공분을 샀다. 2026.7.1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서 일부 선수가 상대방 선수들에게 조롱성 응원을 했다고 해당 학교 선수들의 장래를 막을 수 있는 징계를 내린 것은 과도해 보인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일고 경기 중 배재고 일부 선수들이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친 사안에 대해,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지난 5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케 하는 조롱성 구호를 경기장에서 연호한 것이 스포츠 정신에 반하고 경기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스포츠 활동에서 승패보다 과정의 정당성과 상호 존중을 중시하며 건전한 경쟁을 벌이는 페어 플레이 정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정치나 이념에 치우친 행동이나 특정 종교·인종 비하 행위 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징계받아 마땅하다.


5·18 민주화운동 조롱과 지역 비하성 응원이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진 뒤 5·18 관련 단체들이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을 촉구한 참담한 심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극단적이고 혐오적인 표현에 대한 명백한 제재가 없을 경우는 재발을 막기도 힘들다.




광주일고 야구부 만난 김대중 교육감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취임 첫날인 1일 오후 광주제일고등학교를 방문해 최근 전국대회 경기에서 상대 팀인 배재고 선수단의 지역 비하성 응원으로 상처를 입은 야구부를 위로하고 있다. 2026.7.1 areum@yna.co.kr


하지만 고교야구 선수들에게 6개월 출장 정지를 내린 징계 수위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 출장 정지 기간 경기를 하지 못하면 고교생 선수들의 대학 진학이나 프로구단 진출 등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학생 선수에게 한 시즌의 공백은 대학 진학과 프로 진출 가능성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징계가 확정되면 배재고 야구부는 남아 있는 대통령배(7월)와 봉황대기(8월) 등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고학년은 진학을 위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고민해야 한다. 지도자들에 대한 추가 징계가 이뤄지면 저학년 선수들 역시 팀에 남아 있을 이유를 찾기 어려워진다.


어린 선수들의 잘못에는 어른들이 교육과 지도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부분도 작용한다. 그런데도 어른들이 만든 사회적 역사 논란의 무게를 학생들에게 그대로 적용한 것은 아닌지 곱씹어봐야 한다.


문제의 응원이 벌어졌을 때 현장에서 지도자들이 바로 제지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했으나 미흡했다. 협회도 충분한 사실관계 조사와 교육적 대안을 검토하기보다 신속한 중징계를 택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징계는 잘못의 정도에 비례해야 한다. 미성년 학생의 일탈에 대해 교육과 교정을 우선하기보다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제재를 가하는 것이 과연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부적절한 응원의 파장이 더 커지지 않도록 배재고 측은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해야 한다. 지도자와 선수들의 올바른 역사와 사회적 감수성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도 필요해 보인다.


정치권은 어린 학생들의 장래가 걸린 사안에 대해 거친 언사를 동원해 정쟁의 도구로 삼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는 역사 인식 교육과 함께 타인을 존중하는 표현의 책임도 가르쳐야 한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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