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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협상력 강화된다…소상공인 단체협상, 담합 적용서 예외

입력 2026-06-30 10: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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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업주, 배달앱 상대 단체협상·하도급업체, 납품 보이콧 가능


화물기사 등 노조, 공정거래법 적용서 제외…연내 법 개정 추진





지난해 6월 2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식당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가 소기업·소상공인 등 '을'이 대기업·중견기업 등 '갑'을 상대로 단체협상을 하는 경우 담합 적용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화물기사 등 사업자 성격을 띠는 노동조합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경우 제재했지만, 앞으로는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은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을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방안'을 30일 국무회의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 소기업 단체협상, 일괄 허용…중기업은 요건 충족 때 가능


공정위는 협상 참가자가 모두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소상공인 포함)일 때 이들의 단체협상은 심사 없이 일괄적으로 담합 규정 적용을 면제할 방침이다.


소기업은 업종별 매출액이 15억∼140억원 이하이면서 자산총액이 5천억원 미만인 경우다.


소기업·소상공인은 대기업·모든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단체협상을 할 수 있다.


협상 참가자, 상대방, 행위 내용을 특정해 공정위에 통지하면 통지 즉시 담합 규정 적용이 면제된다. 효력은 5년간 유지된다.


협상 참가자에 업종별 매출액이 15억∼1천800억원인 중기업이 포함될 경우엔 ▲ 참가 사업자들의 연 매출 합산액이 협상 상대방보다 작고 ▲ 각 참가사업자의 상대방에 대한 거래 의존도가 30% 이상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확인한 후 담합 규정 적용을 면제해준다.


중기업 역시 대기업이나 대형 중견기업을 상대로 단체 협상을 할 수 있다.


중기업이 포함된 단체협상을 하려면 요건 충족을 증명하는 서류를 구비해 공정위에 신고하면 된다. 공정위가 서류를 수리하면 3년간 효력이 계속된다.





2023년 2월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 거리에서 배달 라이더가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소비자 이익 현저히 침해되면 단체협상 제동


다만 단체협상 여파로 소비자 이익이 현저하게 침해될 경우엔 '향후 금지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향후 금지 명령은 이전 단체협상에 적용은 하지 않되 앞으로만 금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저한 침해와 관련해선 "단체협상으로 인해 소비자가격이 몇십퍼센트 크게 오르는 등 그런 개념으로 상정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하위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제도가 개선되면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경제적 강자를 상대로 담합 금지 규정 위반 우려 없이 사업자 간 가격, 거래 조건, 거래량, 거래 지역 등의 합의를 하고, 이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본사를 상대로 수수료 등 거래 조건 단체협상하는 것도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가능해지는 것이다.


하도급 기업들이 대기업의 납품 단가 인하 요구에 공동 납품 거부로 대응할 수도 있다.


다만 공정위는 이 같은 보이콧으로 소비자 피해 등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임시 중지 명령을 부과해 단체행동을 신속히 중단시킬 수 있다.


공정위는 또 입찰 담합은 허용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입찰가, 낙찰자 등은 협상이 아닌 입찰 절차를 통해 결정하는 구조로, 협상에 필요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노조활동 부당개입 규탄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당시 을지로위원장이 2022년 12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지도부와 함께 '윤석열 정부 공정거래위원회의 노조활동 부당개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노동 3권 실질적 보장…화물연대 1심 판례 반영


공정위는 이와 함께 노동조합의 공정거래법 적용도 제외하기로 고용노동부와 협의했다.


그간 정부는 노동조합에 사업자 성격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노동조합의 단체 행동이 부당한 경쟁 제한, 사업자 수 제한 등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고, 이에 해당할 경우 행정적 제재나 형사 벌칙을 부과했다.


그러나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 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최근 판례 경향이 바뀐 점을 고려해 공정거래법 적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 시절 공정위는 부당공동행위 현장 조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조사공무원의 사무실 진입을 저지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했다. 화물연대를 '사업자 단체'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기소로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화물연대는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조이므로 이들의 행동은 공정위 조사 대상이 아니라며 화물연대에 무죄를 선고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올해 안에 법 개정을 추진했으면 한다"며 "가능한 한 신속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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