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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이민청 수용시설서 뒷돈 주고 휴대전화 구해 내부 실상 폭로
"좁은 방 15명 이상 뒤엉키고 도시락엔 개미…벌 받을테니 송환해달라"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양수연 기자 = "한국인들이 수용시설 안으로 마약을 밀반입해요. 마약 흡입 후 변을 지리면서 쓰러지고, 여긴 정말 무법천지예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40㎞가량 떨어진 남부 타케오주 이민청 수용시설.
이곳에 구금 중인 한국인 피의자 A씨는 현지 경찰에게 뒷돈을 주고 몰래 구한 휴대전화로 연합뉴스에 충격적인 내부 실상을 폭로했다.
그가 갇힌 시설은 작년 8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한국인 대학생 고문·살해' 사건이 발생한 범죄 단지와 바로 인접한 지역이다.
2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캄보디아 정부가 온라인 스캠(사기) 등 초국가범죄를 적극적으로 단속하면서, 프놈펜과 타케오주 이민청 구금시설 두 곳에는 한국인 50여 명을 포함해 외국인 수천명이 한꺼번에 수용돼 있다.
단속은 강화됐지만 본국 송환 절차는 지연되면서 좁은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현지 치안 당국의 부패와 맞물려 시설 내 마약 유통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A씨가 언급한 '마약 후 쓰러진 한국인'은 실제로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건강 문제로 이달 23일 한국으로 조기 송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가 사기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찰은 구체적인 내용을 함구했으나, 이례적 조기 송환은 '창살 안쪽'의 실태가 임계점에 달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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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용자 절반은 마약…취해서 괴성 지르고 위협까지"
수용시설 내 마약 유통은 일상화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수용시설로 온 지 나흘 만에 같은 방 한국인들이 마약을 밀반입했다"며, 함께 수감된 수용자 절반 이상은 최소 한 번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했다.
마약류는 샴푸와 바디워시 용기 등에 담겨 시설 안으로 몰래 반입된다.
실제로 A씨가 보내온 내부 영상에는 한 수용자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둔한 움직임을 보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마약에 취한 이들이 괴성을 지르거나 싸움을 일으키고, '신고하면 다 죽는 거니 다 같이 하자'며 (마약을 안 하겠다는 나에게도) 권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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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무법지대가 방치되는 배경에는 '돈'이 있다.
A씨의 소개로 연합뉴스와 접촉한 다른 한국인 수용자 4명은 수용자를 상대로 한 각종 '판매 활동'이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수용자들이 생수와 음식, 생활용품을 구하려면 현지 물가의 두 배 정도 가격을 경찰 측에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캄보디아 사태'때 수면 위로 올라왔던 현지 공권력의 고질적인 부패의 연장선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과거 국제공조수사에 참여했던 한 전직 경찰은 "캄보디아·필리핀 등에서 범죄자와 치안 인력이 결탁한 경우처럼, 수용시설 내 마약 유통도 유착 구조에 기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이달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범죄단지 관리자들과 캄보디아 경찰의 유착 관계가 단속의 실효성을 약화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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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사람 사는 데냐?"…살인적인 과밀 수용 속 방치
뒷돈을 주지 못한 대다수 수용자의 삶은 처참하다.
한 수용자가 "이게 사람 사는 데냐"고 토로하며 보내온 사진에는 좁은 방 하나에 한국인과 다른 외국인 수용자 15명 이상이 뒤엉켜 있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수용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 더운 날씨인데, 사흘 동안 물이 나오지 않아 샤워는커녕 생리 현상도 해결하지 못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수용시설에서 지급해주는 도시락에 개미가 득실거리고, 온몸에는 땀띠와 피부병이 생겼다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인 수용자들이 제보를 통해 요구한 것은 조속한 한국 송환이다.
비록 중범죄를 저질렀더라도 무법천지인 현지 수용소보다는 한국 감옥이 낫다는 것이다.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는 한국인 수용자는 "제가 잘못한 게 있다. 한국에 가서 죗값을 치르겠다"며 "단지 인권이 없는 이곳의 현실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라고 호소했다.
다른 수용자들은 "내 혐의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 송환이 언제 되는지 하염없이 기다리며 허송세월하고 있다", "누구 하나 죽어 나가 매스컴에 올라와야 일 처리를 해줄 건지 답답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취재진은 현지 수용자들과 17일부터 8일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실상을 파악했으나, 이들은 25일 오후부터 돌연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프놈펜=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ㆍ감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 외벽에 철조망이 깔려있다. 2025.10.16 dwise@yna.co.kr
see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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