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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예산 대형사업 잇단 전면 재검토 좌초 위기…임기 말 알박기 인사도
DDP·부산오페라하우스·서산공항, 연속사업으로 숙원 해결된 사례
(전국종합=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서 광역지자체 수장이 대거 바뀌면서 전임 시정의 핵심 공약 사업이 줄줄이 재검토되는 등 권력 교체기 '진통'을 겪고 있다.
기존 행정과의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목소리가 있지만 선거 때마다 크게 바뀌는 정책이나 사업에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임 시정의 대형 사업 '현미경' 검증 예고
8년 만에 민주당 시장으로 민선 9기 부산시를 이끌게 된 전재수 당선인 측은 전임 시장의 대규모 문화 사업을 놓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박형준 시장이 추진해온 퐁피두 부산 분관과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스칼라' 초청 공연에 각각 1천100억원, 100억원 넘는 예산을 들이는 방식이 부산 문화예술 생태계에 무엇을 남기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당선인이 북항 돔구장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기존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직인 국민의힘 유정복 시장을 꺾은 박찬대 인천시정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선거전 내내 전임 시정과의 차별화한 정책 추진을 강조해온 박 당선인은 인천 서구 소재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와 관련해 기후에너지환경부·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2015년 도출한 '4자 합의' 재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합의 내용 중 '대체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을 허락한다'는 부분이 독소조항이어서 이를 해소할 협의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웨인그로 파트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시가 추진해온 포뮬러원(F1) 인천 그랑프리 유치 역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나 수익성 지수가 정부 재원을 가정으로 높게 잡은 부분이 있다며 재검토를 시사했다.
민선 9기 우상호 강원도정 출범으로 2022년부터 추진된 도청 신청사 이전 건립 사업도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민선 8기 김진태 지사가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 일원에 도청사를 포함해 100만㎡ 규모의 행정복합타운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재선 실패로 추진 동력이 꺾였다.
김 지사는 이 사업의 쐐기를 박기 위해 선거 운동 전인 지난 3월 30일 신청사 착공식을 강행하기도 했다.
우상호 당선인은 도청 이전 사업은 행정의 일관성을 고려해 추진하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4천억원 이상의 도민 세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지만 재정 확보 방안조차 마련되지 않아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도청 이전과 함께 추진됐던 9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행정복합단지 사업은 전면 재검토 방침이어서 사실상 좌초되는 분위기다.
김두겸 현 시장을 이기고 울산시청에 입성한 김상욱 당선인도 전임 시정의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한 상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내버스 정책이다. 2024년 12월 울산시가 단행한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명백한 행정 실패로 보고 있다.
이에 우선 시민이 불편을 겪는 폐지 노선을 복구하고 버스중앙차로제와 지능형 버스 운행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장기 과제로는 울산버스공사 설립을 통한 버스 준공영제 전환을 제시한 상태다.
김 당선인은 전임 시장의 도시철도 1호선, 세계적 공연장 사업에 대해서도 선거 기간 불필요한 전시행정사업이라고 지칭하며 시민 공론화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hak@yna.co.kr
◇ 알박기 인사·임기 말 인사 강행도…선거 결과에 상황 역전
민선 8기 이장우 시정에서 민선 9기 허태정 시정으로 넘어가는 대전에서도 정책 단절과 전·현직 권력 간의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이 시장은 임기 말 대규모 승진과 산하기관 인선을 진행했는데 허 당선인은 이를 알박기 인사·인사권 남용으로 규정하며 전면 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도 민선 8기의 핵심 브랜드였던 '0시 축제'와 보문산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를 난개발 우려와 예산 낭비를 이유로 전면 재검하겠다고 밝혔다.
잔여 임기에 관계 없이 시장 퇴임 시 부산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장은 동반 사퇴해야 하는 조례도 처음 적용돼 12명에 달하는 출자·출연기관장은 이달 말 동시에 물러나야 해 업무 공백과 혼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2018년 민주당 1기 시장인 오거돈 시정 때는 취임 초기 산하 공공기관 임원에게 일괄 사표를 내도록 압박한 이른바 '오거돈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충남에서는 지난 민선 8기 출범 직후 전임 도정에서 추진된 서해선 삽교역 신설 사업 등과 인사를 둘러싸고 교체기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서산공항은 민선 7·8기에서 계속 추진된 지역 숙원 해결 사례로 꼽힌다.
선거 때마다 지사가 바뀐 충북도 부침이 심했다.
민선 8기 김영환(국민의힘) 충북지사는 2022년 7월 취임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전임 이시종(민주당) 지사의 핵심 사업이었던 '세계무예마스터십 정책'의 중단을 선언했다. 유네스코 상임 자문기구 승인,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원 가입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기구를 공론화 과정 없이 없앴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강행했다.
김 지사는 6·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하면서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됐다.
민선 9기 신용한(민주당) 당선인은 김 지사의 역점사업인 옛 청풍교 업사이클링 사업,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일하는 밥퍼 사업, 다목적 돔구장 건설, 그림책정원 1937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전임 김동연 지사의 핵심 공약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경기남부국제공항 건립에 대해선 공약은 물론 인수위 과정에서 언급이 없어 사업 철회가 예상된다.
반면 김 지사의 대표 사업인 기후정책과 기회 소득은 "의미 있다"며 확대하고 실행 단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경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재선·연임 지자체는 '정중동'…잦은 권력 교체에도 랜드마크 되기도
재선이나 연임에 성공했거나 같은 당 소속으로 물갈이된 지자체는 주로 기존 사업의 계승과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전임 시정에서 추진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대구경북 행정통합, 대구상수원 문제 해결,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등 현안을 계속 추진한다.
그러나 취임 직후 대구시청 조직을 '경제'에 중점을 두고 개편하고 시장 직속 비상경제상황실에도 외부 전문가를 포함하는 등 내부 단속에 나설 전망이다.
또 홍준표 전 시장 때 만들어진 대구도시개발공사,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등 산하 주요 공공기관에 대한 조직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선에 성공한 박완수 경남도정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0곳의 출자 출연기관장 임기를 경남지사 임기와 일치시키도록 한 조례가 이번부터 적용됐지만 도지사의 재선으로 기관장 교체가 이뤄지지 않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선거 승리로 사업과 행정의 연속성을 이어가게 됐다.
앞서 오 시장은 고 박원순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민간보조·위탁사업 등이 '잘못된 관행'이라고 비판하며 감사를 벌여 업체 고발과 과태료 부과 요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상징과 브랜드 역시 시장과 명운을 함께 했다. 대표 마스코트인 '해치'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8년 쓰이기 시작했으나 이후 박 전 시장 재임 기간 활용도가 줄었다. 다시 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 전면 재단장을 거쳐 시의 여러 홍보물에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박 전 시장 시절 사용했던 서울시 브랜드 '아이 서울 유'(I·SEOUL·U)는 시의회의 의결을 거쳐 관련 구조물이 모두 철거됐다. 그 자리는 현재의 도시 브랜드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이 대신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이미 사업이 상당 부분 진척된 건설공사는 그대로 추진됐다.
박원순 전 시장은 전임자였던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이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2014년 완공했고, 오 시장 역시 박 전 시장이 추진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이어받아 2022년 재개장했다.
부산에서도 가덕도신공항, 간선급행버스(BRT), 부산오페라하우스 등 대형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시장이 바뀌면서도 계속 추진해 성과를 맺기도 했다.
(최찬흥 이강일 신민재 이재현 양영석 이정훈 황재하 김선호 기자)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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