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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여아 발등 밟고 지나간 차량 1심 무죄…부모는 분통

입력 2026-06-20 05: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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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는 게 말이 안돼" vs "사고 난지도 몰랐다"




사고 당시 CC(폐쇄회로)TV 영상

[김양 아버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지수 기자 = 2024년 1월10일 오후 3시20분께 서울 성북구 도봉로의 한 좁은 골목.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지나가는 것과 동시에 아이가 넘어졌지만, 차량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지나쳤다.


할머니 손을 잡고 걷던 당시 8살 초등학생 김모양은 차량 조수석 쪽 펜더(휀다)에 부딪쳐 넘어진 뒤 앞바퀴가 발등을 밟고 지나가는 바람에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발목 염좌와 타박상을 입었다.


차량 운전자는 멈추지 않고 주행해 사고 장소에서 약 178m 떨어진 빌라 주차장에 차를 댔다.


김양의 할머니는 한달음에 쫓아가 "아이를 다치게 하고 왜 그냥 가느냐"고 따졌다.


고령의 운전자는 "앞에서 나오는 차량을 보고 비켜 주려다 아이를 보지 못했고, 사고가 발생한 줄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김양 아버지는 "차가 아이를 치고 간 뒤 할머니가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며 "운전하다가 작은 돌멩이만 튀어도 소리가 나는데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 이후 김양의 신발에 남은 타이어 자국

[김양 아버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검찰은 '뺑소니 사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운전자 A(72)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으로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서울북부지법은 작년 6월 1심에서 공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판사는 뺑소니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A씨의 공소사실에 포함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죄의 경우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했으면 공소 자체를 제기할 수 없기에 뺑소니 무죄를 포함해 공소를 기각했다.


1심 판사는 "운행한 차량의 보닛 높이가 120㎝로 비교적 높은 반면 피해 아동은 키도 작고 몸무게도 가벼워 차량이 충격했음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이를 치고 지나간 후 차량 흔들림이 거의 없었던 점도 감안해 피고인의 "몰랐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피고인의 주시점, 인지능력, 판단 능력 등에 의하면 사고 당시 피해 아동을 충격 및 역과하는 상황을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나, 이를 객관화해 명확히 판단하기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점도 판결문에 적었다.


판사는 또 "피고인이 도주할 생각이었다면 불과 200m도 채 되지 않은 곳까지 서행한 후 주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선고일로부터 약 1년 후인 지난 17일 북부지법에서 2심 재판이 열렸다.


이번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8월 14일 내려진다.


inde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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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0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