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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 헌법소원 지연 심사' 재판장, 과거 논문서 "헌재 견제해야"

입력 2026-06-18 16: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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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성 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 2016년 '한정위헌에 대한 사법심사' 논문


"법원, 헌재의 위헌·위법 결정 심사 가능…위헌적 헌법 현실 극복해야"




서울중앙지방법원

[촬영 안 철 수] 2026.4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심판 지연을 심사하겠다고 나선 부장판사가 과거 논문에서 헌재의 변형결정도 사법심사 대상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형결정은 한정위헌·한정합헌 결정과 같은 특수한 형태의 헌재 결정으로, 법원과 헌재의 해묵은 논쟁 대상이었다. 이러한 시각이 헌재 재판 절차의 위헌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유례 없는 결정의 이론적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보성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016년 8월 '한정위헌 결정에 대한 사법심사' 논문을 통해 "법원은 구체적 사건의 심판과 관련해 위헌·위법인 헌재의 결정을 심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부장판사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헌법 107조 2항이었다.


해당 조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정한다.


전 부장판사는 이 조항에서 대법원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헌법재판소의 변형결정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한정위헌 결정이 기속력을 갖는다는 헌재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헌재에 실질적인 입법 기능까지 주는 것이라며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통해 법원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현행 헌법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헌법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분립의 관점에서 사법부가 헌재를 적절하게 견제하는 것이 헌법적 당위"라며 "헌재 결정에 대한 위헌 위법성 판단 결과를 (법원이) 주문에 표시하는 것이 논리적이고 바람직하다"고 했다.


전 부장판사는 "법원의 구체적 규범 통제 권한을 통해 제3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위헌적 헌법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명령·규칙 또는 처분'에 관한 최종적 규범 통제권을 현대적 의미로 재조명해 이를 근거로 한정위헌 결정의 외관을 제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정위헌은 지난 1991년 첫 결정이 이뤄진 이래 30년 넘게 이어진 헌재와 대법원 간 갈등의 진앙으로 꼽힌다.


대법원은 한정위헌 결정이 법률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헌재는 모든 사안에 일률적으로 위헌 혹은 합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만큼 적법한 결정 형태라고 맞서왔다.


전 부장판사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으로 촉발된 재심 사건의 주심을 맡으며 이 쟁점에 대해 고민하며 논문을 썼다고 한다.


지난 2012년 12월 헌재는 지방자치단체 산하 위원회 심의위원으로 있으면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교수가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형법상 뇌물죄의 '공무원'에 일반공무원이 아닌 지자체 심의위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해당 교수가 헌재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으나 전 부장판사가 주심이었던 재판부는 2013년 11월 "한정위헌 결정은 법원을 기속할 수 없고 재심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의 판례"라며 기각했다.


전날 전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는 논문에서 제시한 헌법 조항을 근거로 헌재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수년째 헌법소원 결론을 내리지 않아 재판을 지연시킨 것이 '부작위 처분'으로서 헌법 107조 2항에 따른 사법부 심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12일 지연 사유 등에 대한 설명을 구하는 의견요청서를 헌재에 발송했다고 전했다.


이는 법원이 헌재의 심리 지연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첫 사례다. 법조계에선 재판소원 시행을 둘러싼 헌재와 법원간 갈등이 재점화됐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다만, 헌재는 법적 근거 없는 요청이라며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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