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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흔적 하나는 남기자"…60대 남성, 4명에 장기 기증

입력 2026-06-18 09: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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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수혜자에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실히 살아달라" 당부




기증자 신봉석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가족을 끔찍이 아끼던 성실했던 60대 남성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장기를 기증해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1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4월 6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신봉석(65세) 씨가 간과 폐,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


신 씨는 같은 달 3일 일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한 끝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아내 권모 씨는 평소 남편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며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권 씨는 "형편이 어려워 기부는 제대로 못 하고 살았지만, '여건이 되면 장기 기증만큼은 하고 가자', '이 세상에 산 흔적 하나는 남기고 가자'는 이야기를 남편과 자주 했다"고 돌아봤다.


전북 임실 출신인 신 씨는 젊은 시절 건설회사에 다니다 외환위기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이후 30년간 학원 차량과 통근 버스를 몰며 운수업에 종사했다.


유족에 따르면 한 번도 회사에 결근한 적이 없을 만큼 책임감이 강했고, 일과 가정밖에 모르는 성실한 남편이었다.


30년 넘게 아내와 살면서도 큰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아내가 실수해도 화내는 법 없이 웃어넘기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특히 처가 식구들에게는 더없이 따뜻한 사위였다.


편찮으셨던 장인과 장모를 6∼7년간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주말마다 찾아가 살폈다.


아내 권 씨는 "처가에 그렇게 마음을 다해서 하기가 쉽지 않은데, 착하고 좋은 사람이 떠나서 한탄스럽다"고 했다.


신 씨의 유일한 낙은 가끔 떠나는 낚시 여행, 반려견과의 산책이 전부였다.


평생 사진 한 장, 추억 하나 변변히 남길 틈 없이 바쁘게 살아온 부부는 은퇴 후에 함께 여행 다니며 남은 생을 보내자는 꿈을 품고 있었다.


권 씨는 "준비 없이 이렇게 갈 줄 몰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며 "좀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우리 신랑 만나서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작별의 인사를 전했다.


남편의 장기를 기증받은 이들에게는 "남편의 몫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실하게 살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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