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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은퇴 후 소비 절벽 막는다…저자산층일수록 효과

입력 2026-06-12 0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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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연구원, 56∼70세 소비 행태 분석…자산 적을수록 연금 효과 뚜렷


연금 수급 후 최하위층 소비 늘어…가구 간 격차 미세하게 감소하는 효과 증명




국민연금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민연금이 노후의 기본적인 소득 보장을 넘어 퇴직 후 맞닥뜨리는 급격한 소비 감소를 방지하고 세대 내 소비 불평등을 완화하는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실증적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은퇴 직후 소비가 급락하는 이른바 '은퇴-소비 퍼즐 현상'을 공적연금이 받쳐주고 있다는 지표가 확인된 것이다.


12일 국민연금연구원 안준홍 부연구위원과 오유진 전문연구원의 '국민연금이 소비 불평등을 완화하는가?: 중·고령층 소비 행태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령층은 일자리에서 물러난 뒤 소득이 갑자기 줄어드는 소득 절벽을 겪는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수급을 통해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서 소비 활동을 지속하는 데 큰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고령화연구패널조사와 함께 국민연금 행정자료 및 개인 신용 데이터를 가명 결합한 대규모 자료를 활용했다. 보고서는 56세부터 70세까지의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상태에 따른 소비 현황을 살폈다.


분석 결과, 일을 하는 중고령층이 일을 하지 않는 이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소비 수준이 높았다. 집단 간 비교에서는 근로자가 비근로자보다 소비 수준이 약 4.1%포인트(p) 높았으며, 동일 인물의 시간 흐름을 추적한 고정효과 분석에서는 일을 하지 않다가 일을 시작할 때 소비가 약 8.0%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특히 61세부터 65세 사이의 은퇴 과도기 연령층에서 근로 여부에 따른 소비 증가 효과가 5.4%p로 가장 컸다. 이는 법적 정년 이후 국민연금을 본격적으로 받기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기에 근로소득이 소비 수준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결정적인지 보여준다.


자산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는 근로 여부에 따라 소비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만, 자산이 충분한 고(高)자산층은 일을 하는지 여부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국민연금 수급액이 중고령층의 실질적인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였다. 통제변수를 고려한 분석에서 노령연금 수급액이 1% 증가할 때 실질 소비 금액은 평균 약 0.072% 늘어났으며, 남성이 0.074%, 여성이 0.062% 증가했다. 식품비, 외식비, 생활비, 주거비 등 필수 지출 항목인 비내구재 소비 역시 노령연금 수급액이 1% 늘어날 때 전체적으로 0.076% 증가해 연금 소득의 대부분이 은퇴 후 필수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확인시켰다.


이런 소비 진작 효과는 가구의 자산 크기에 따라 뚜렷한 이질성을 보였다. 자산이 많은 고(高)자산층보다 자산이 적은 저(低)자산층에서 연금이 소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컸다.


자산 10분위 이하의 최하위 자산층에서는 노령연금 수급액이 1% 증가할 때 필수적 비(非)내구재 소비가 0.105% 늘어났지만, 상위 자산층에서는 증가율이 0.06%대에 머물렀다.


행정자료와 신용카드 소비 내역을 결합한 분석에서도 자산이 적은 가구일수록 연금 수급액이 늘어날 때 카드 지출 금액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흐름이 동일하게 입증됐다.


나아가 국민연금은 중고령층 세대 내부의 소비 격차를 좁혀 불평등을 완화하는 정책적 효과를 내고 있었다.


이중차분법을 활용해 연금 수급이 시작되는 시점 전후의 소비 백분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자산이 적은 하위 가구에서 연금을 받기 시작할 때의 소비 증대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산 최하위 집단인 10분위 이하 중고령층의 소비 백분위가 상승하면서 바로 위 집단과의 격차가 미세하게 감소하는 인과적 효과가 증명됐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은퇴 후 중고령층의 소비 급감을 막아주는 사회적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앞으로 중고령층의 경제활동 영위 수준을 더 끌어올리고 제도 목적에 부합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노후소득 보장을 한층 강화하고, 연금 소득의 재분배 기능을 공고히 하는 정책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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