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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만2천900건 발생…모욕죄는 하루 평균 60건 이상씩 발생
1대1 채팅·DM도 명예훼손·모욕죄 성립 가능…음란물 유포는 합의해도 처벌 가능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댓글을 다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온라인 명예훼손 등이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댓글 배틀' 끝에 악성 댓글에 '법적 대응하겠다'는 글과 함께 실제 형사 고소를 진행해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는 후기들도 쉽게 볼 수 있다.
본인이나 유명인 관련 내용 외에도 특정 사건·사고의 피해자 및 유가족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과 댓글을 온라인에 남기면서 익명이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범죄로 사례에 따라 엄하게 처벌될 수 있다.
국내 주요 커뮤니티 등에 세월호·이태원 참사 등과 관련된 허위 주장과 유가족 비방 게시글을 반복해 올려 구속된 사람들이나 신세경·아이유 등 연예인에 대한 악성 게시물을 다수 작성해 징역형을 받은 '악플러'들이 대표적 사례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며 올린 글과 댓글이 범죄가 되기도 한다. 모욕죄와 명예훼손 등과 관련된 법적 기준 등을 살펴봤다.

◇ 지난해 온라인 명예훼손 발생·검거 역대 최다…모욕은 하루 평균 60건↑
경찰청에 따르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사건의 경우 지난해 1만2천900건(잠정)을 기록하며 별도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래 최다 발생했다. 전년(1만1천931건) 대비 8.1% 증가한 수치다.
검거 건수도 1만262건(1만1천454명·잠정)으로 전년(1만22건) 대비 2.4% 늘어 역대 최고다.
별도 집계를 시작한 2014년과 비교하면 발생(3천702건)은 248.5%, 검거 건수(2천744건)는 274.0% 뛰었다.
특정인을 향한 단순 욕설이나 비하를 일삼는 모욕 범죄 역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모욕(대면·온라인 합산) 사건은 매해 2만건 이상씩 발생했다. 하루 평균 60건 이상 발생한 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모욕과 명예훼손 어떻게 다를까
법조계에 따르면 모욕과 명예훼손은 타인의 사회적 명예를 떨어뜨린다는 본질은 같지만,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 없이 욕설·비하 등 주관적인 '경멸적 표현'을 쓸 때 성립한다. 반면 명예훼손은 누군가를 비방할 목적으로 참·거짓을 따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유포할 때 적용된다.
두 범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과 특정성, 고의성이 모두 입증돼야 한다.
공연성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사건에 따라 1대1 채팅방이나 다이렉트 메시지(DM) 대화로 한 명에게만 이야기했더라도 상대방을 통해 내용이 전파될 가능성이 인정되면 명예훼손·모욕이 성립될 수 있다.
개인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비밀을 지키겠다는 말을 듣고 1대1로 대화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대화 상대방이 대화 내용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는 만큼 공연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특정성'은 비방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가를 본다. 반드시 실명을 쓰지 않더라도 닉네임, 초성, 거주지 등 문맥과 정황상 주변 사람들이 당사자를 유추할 수 있다면 특정성이 인정된다.
타인의 평판을 해치겠다는 주관적인 '고의성' 역시 죄가 성립하는데 필수 입증 요건이다.
다만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경우 내용이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처벌받지 않는다.
대법원은 2022년 대학 총학생회장이 학생회 임원의 음주운전 사실을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건에서 객관적 진실에 부합하고 공익 목적이 뚜렷하다면 일부 사익 동기가 섞였더라도 위법성이 없어진다고 판결한 바 있다.
소송 절차와 처벌 수위도 다르다. 모욕죄는 친고죄로, 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한다. 형량은 1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반면 명예훼손은 제3자 고발이나 경찰 인지 수사가 가능하지만,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형사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모욕죄보다 처벌 수위가 높아 사실 적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2019년 3월 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가해자 중심 편파수사 규탄 기자회견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 성적인 글·반복적 불안 유발행위도 처벌…통매음, 1대1 채팅서도 성립
정보통신망법 제74조에서 규정하는 음란물 유포와 공포심·불안감 유발행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통매음)도 대표적인 '악성 게시물'을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들이다.
음란물 유포는 일반적으로 음란물을 공유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개적인 곳에 올린 사진과 텍스트(글) 등에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포함돼 있으면 음란물로 인정된다.
음란물 유포죄가 성립하려면 명예훼손 및 모욕죄와 마찬가지로 공연성이 필요하다. 즉, 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도록 공개된 경우에 죄가 성립할 수 있다.
공포심·불안감 유발행위는 특정인에게 대답을 강요하며 1대1 채팅이나 문자, 이메일, 게임 메시지 등을 연달아 보내 괴롭히는 행위, "너 어디 사는지 다 안다"· "가만두지 않겠다"며 해악을 반복적으로 고지하는 행위 등을 뜻한다.
이 경우 특정성이나 공연성은 필요 없다. 닉네임만 사용하는 익명 게임방이나 대화방에서 상대의 신상을 모른 채 비밀 메시지를 보냈더라도 '반복성'과 '불안감 유발'이 인정되면 즉시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음란물 유포와 공포심·불안감 유발행위를 하면 1년 이하 징역형과 1천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또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와 합의해도 기소될 수 있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처음 기소된 2차 가해 범죄가 여성 희생자들을 성적으로 묘사한 음란물 유포였다. 이후에도 기소된 2차 가해 10건 중 7건이 음란물 유포라는 분석도 있다.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통매음 죄는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온라인 등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사진, 영상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경우 성립된다.
통매음 사건은 감소 추세다. 그러나 2023년부터 2025년(잠정)까지 3년간 연평균 6천389건 발생했고 연평균 5천359건이 검거됐을 정도로 여전히 만연한 편이다.
통매음죄 역시 공연성과 특정성이 없어도 성립된다. 즉, 1대1 채팅방이나 DM으로 보냈고, 상대방이 누군지 알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도달했다면 처벌 대상이다.
통매음 혐의가 인정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벌금형 이상에 대해선 판사의 재량에 따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같은 일상생활을 제약하는 성범죄 보안처분도 함께 내려질 수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이버 공간에서 언어 등으로 이뤄지는 범죄들은 가해자가 크게 죄의식을 갖지 않고 행하지만, 피해자들은 단순 형사 범죄보다 더 큰 심적 고통을 오래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벌 수위가 낮은 편"이라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범죄 동기를 억제하려면 신속·확실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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