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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촬영한 환자도 19% 불과…주된 촬영 이유는 '의료사고 대비'
의사는 신뢰 붕괴 우려…"의무화만 아니었다면 설치 안 했을 것"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2023년 9월 이후 수술실 폐쇄회로TV(CCTV) 설치·운영이 의무가 됐지만, 2년이 지난 시점에도 국민의 절반은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2명만 실제 CCTV로 수술을 촬영한 경험이 있었는데, 이들 중 75%는 의료사고와 과실에 대비하고자 촬영을 선택했다.
의료진은 CCTV 의무화로 환자와의 신뢰가 무너질 것을 우려하는 한편 제도의 실효성도 미심쩍어했다.
7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9월 25일∼10월 28일 사이 최근 2년 이내 전신마취 또는 의식하 진정으로 수술한 경험이 있는 만 15세 이상 환자 1천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수술실 CCTV 제도를 아는 이들은 49.5%로 절반에 못 미쳤다.
실제 수술실 CCTV를 촬영한 경우는 18.5%에 불과했다.
CCTV 촬영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안내받지 못해서'(33.5%)와 '제도를 몰라서'(28.1%)가 상위를 차지했다.
환자가 CCTV 촬영을 요청한 경우 그 이유로는 '의료사고·과실 대비'(74.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촬영 후에는 '안심됐다'는 긍정적 정서가 84.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의료진은 수술실 CCTV를 탐탁지 않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도의 등 국내 의료기관에서 수술실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의료진 1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0월 17일∼11월 13일 조사한 결과, 이들이 근무하는 기관의 수술실 93%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이들은 CCTV가 환자-의료진 간 신뢰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72%가 부정적일 것으로 답했다.
이들은 또 제도 운용 방식을 두고 '수술실 CCTV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41.0%)는 개선안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현재처럼 환자 요청 시에만 촬영'(24.0%), 'CCTV 불필요·신뢰 관계가 더 중요'(21.0%) 순으로 나타났다.
또 효율적 제도 운용을 위해 가장 시급한 지원 사항으로는 '의료진 법적 책임 범위의 명확한 명시'(40.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설문조사 당시 인터뷰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의료진 10명을 따로 인터뷰했을 때 7명(70%)이 2023년 9월 설치 의무화에 맞춰 CCTV를 도입했지만, 의무화만 아니었다면 CCTV를 설치할 가능성은 없거나 매우 낮을 것이라고 답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한 의료인은 "(의무화에) 엄청나게 분노했다.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이라며 "학교로 따지면 참관 수업을 매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인은 "문제가 되는 걸 찾아내서 증거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 썩 좋지는 않았다"며 "게다가 수술 필드를 녹화하는 것도 아니고, 수술방에서 사람이 서 있고 무언가를 하는, 굉장히 모호한 상황을 촬영해서 도대체 뭘 쓴다는 것인지 실효성도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제도 개선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환자의 제도 인지도를 높이고, 의료진에도 수술실 CCTV 활용의 긍정적 사례를 홍보하는 것"이라며 "의료진과 환자 간의 신뢰 관계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환자 안전을 보장할 균형점을 찾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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