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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발생 가시화…WMO "6∼8월 발생 확률 80%"

입력 2026-06-02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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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올겨울까지 유지될 전망…'슈퍼 엘니뇨' 발달 가능성도 높아


국내 영향 제한·간접적이지만…"당장보단 정점·쇠퇴기 대비해야"





5월 24∼30일 전 세계 해수면 온도 평년 편차. 직사각형이 그려진 곳이 엘니뇨·라니냐 감시 구역.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엘니뇨 발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2일 세계기상기구(WMO)는 6∼8월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80%라는 전망을 내놨다.


엘니뇨도 라니냐도 발생하지 않은 '중립' 상태일 확률은 20%로 제시했고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은 '0%'라고 했다.


WMO는 엘니뇨가 최소 이번 초겨울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전망 기간인 7∼9월, 8∼10월, 9∼11월에 엘니뇨가 유지되고 있을 확률이 약 90%라고 WMO는 밝혔다. 중립 상태로 돌아섰을 확률은 10%, 라니냐가 발생했을 확률은 '무시할 수준'(negligible)이라고도 했다.


지난달 14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도 5∼7월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 사이에도 엘니뇨 상태일 확률을 96%로 제시한 바 있다.


한국 기상청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기후예측모델들은 대체로 올여름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엘니뇨·라니냐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점차 상승해 6∼8월 엘니뇨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감시 구역(북위 5도에서 남위 5도, 서경 170∼120도)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할 때 그 첫 달 시작한 것으로 본다.


엘니뇨·라니냐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는 최근 급격히 상승했다.


2∼4월 평균으로는 평년보다 0.1도 높은 수준이었지만, 4월만 보면 0.47도 높았다.


4월 22일부터 5월 13일까지에는 평년보다 0.8∼0.9도 높았으며 최근 일주일(5월 24∼30일) 평균으로는 평년 치를 1.0도 웃돌았다.


일각에서는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슈퍼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0도 이상 높은 상태의 엘니뇨를 말하며 공식 용어는 아니다. 앞서 NOAA는 이번 엘니뇨가 '강한'(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5도 이상 높은 경우), 또는 '매우 강한'(2.0도 이상 높은 경우) 상태로 발달할 가능성이 67%로 제시한 바 있다.


엘니뇨는 자연현상으로 기후변화의 결과는 아니다.


단 전 지구적으로 기온 상승을 촉발해 온난화를 가속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024년이 전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평균 대비 1.55도를 웃돌며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된 이유로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에 더해 엘니뇨가 지속한 점이 꼽힌다.


최근 WMO는 2030년까지 5년 중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가 바뀔 가능성이 86%라고 추정하면서 기록 경신이 유력한 해로 내년을 꼽았는데, 핵심 이유가 '올해 라니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었다.


엘니뇨는 전 지구적으로 날씨에 영향을 주지만,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때와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다.


WMO는 "엘니뇨와 라니냐는 전 세계에 특정 기후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을 변화시키지만, 발생할 때마다 결과는 달랐다"면서 "또 엘니뇨·라니냐 강도와 그 영향 사이에는 일반적으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만, 강도와 관계 없이 언제든 특정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엘니뇨 발생으로 올여름이 매우 더울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올여름도 예년 대비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핵심 근거가 엘니뇨는 아니다.


기상청과 전문가들은 엘니뇨가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에 끼치는 영향은 월별로 다르고, 또 제한적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는 티베트고원 눈덮임, 인도양·북대서양 해수면 온도 등 다양한 기후 인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작년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허창회 석좌교수 연구팀은 1920년부터 2023년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한 해의 태풍 발생 횟수와 진로, 우리나라 상륙 횟수 등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계절 평균 강수량도 엘니뇨보단 북태평양고기압 위상과 상층 제트기류 동향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엘니뇨가 발생하는) 열대 태평양은 우리나라에서 1만㎞ 이상 떨어져 있어, 그 영향은 간접적"이라면서 "우리나라는 면적이 작고 열대와 중위도 기상 현상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엘니뇨라는 단일 요인으로 기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를 통해 "엘니뇨가 대기 순환을 거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기까지 수개월 시차가 있다"면서 "엘니뇨 발생 시 당장보다는 엘니뇨가 정점에 이를 올해 겨울과 쇠퇴기에 들어설 내년 여름 기상이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경대 명예교수인 오재호 나노웨더 대표는 "엘니뇨가 한반도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지 않지만, 세계 식량 생산과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치며 식량·경제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상황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2일 발표한 엘니뇨·라니냐 전망.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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