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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도심 잇던 서소문고가, 상처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입력 2026-05-26 21: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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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길 터주기 위해 건설…노후화에 안전 D등급 판정 후 철거 결정




서소문고가 붕괴 사고 현장 야간 철거작업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6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야간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5.2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황재하 기자 = 26일 오후 철거작업 도중 슬라브가 무너진 서울 서소문고가차도는 60년 전인 1966년 세워진 고가차도다.


서대문구 미근동에 있는 이 고가차도는 인접한 중구의 중림동과 순화동을 이어주는 폭 15m 왕복 4차로 도로다.


길이는 상부 교량 부분만 335m, 전후 진입로까지 모두 더하면 총 493m에 이른다.


서소문고가차도가 지어진 배경에는 차도 아래로 가로지르는 경의선 철로가 있다. 열차가 지나다닐 때마다 교통이 막히는 것을 피하기 위한 과선교(跨線橋·철로를 건너기 위한 교량)로 지어졌다.


과거 신촌에서 이미 철거된 아현고가차도를 지난 뒤 이 서소문고가차도를 지나면 막힘 없이 도심에 닿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철거 직전까지도 서소문고가차도를 오가는 차량이 하루 평균 4만대를 넘었고, 교통 체증도 일상적으로 겪었다.


이처럼 교통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서소문고가차도는 오랜 시간 반복되는 하중이 가해지며 차츰 수명을 다해갔다.


특히 2019년에는 교각·슬래브 콘크리트가 떨어지고 철근 부식이 관찰되는 등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콘크리트 탈락 원인은 교량 상판을 받치는 보(梁) 안팎의 강선 파손, 콘크리트 강도 저하로 나타났다.


이후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미달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고, 이후로도 2021년 바닥 판 탈락, 2024년 보 콘크리트 탈락과 보 강선 파손 등 손상이 반복해서 발생했다.


이처럼 안전 문제가 불거지자 서울시는 추락 방지망 설치, 교각 보수, 계측기 운영 등에 매년 8억∼10억원가량을 투입했고, 30t이었던 중차량(대형차량) 통행 제한 무게를 두 차례에 걸쳐 10t까지 낮추는 등 대응했다.


그러나 시는 이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결국 철거 후 다시 짓기로 결정했다.


안대희 당시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현 도시공간본부장)은 "서소문고가차도는 시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로, 철거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총공사비 136억원을 투입하는 철거 공사는 작년 8월 17일부터 단계적으로 차로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본격화했다. 목표 준공일은 올해 7월 29일이나 공정 달성률이 112%에 달해 6월 중 준공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발생한 이날 사고는 공사 도중 나타난 위험 징후에 서울시와 외부 전문가들이 합동으로 안전 진단을 하던 중 벌어졌다.


시가 공개한 이날 사고 경과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서는 새벽 1시 30분께부터 1시간가량 슬라브 절단 작업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단차가 발생해 공사가 일단 중단됐다.


오후 2시에는 서울시 관계자 3명, 안전 진단 전문가 2명, 외부 전문가 1명, 현장소장 1명, 감리단장 1명, 비상주 감리 1명 등 총 9명이 안전 진단에 나섰지만, 오후 2시 33분께 구조물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감리단장,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며, 부상자는 서울시 공무원 2명, 서대문구청 공무원 1명 등 3명이다.


prince@yna.co.kr,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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