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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법률 해석' 따지는 재판소원 2·3호…'4심제' 우려 고개

입력 2026-05-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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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법·형사소송법 문언 두고 다툼…재판 취소 여부 주목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법원의 확정재판을 취소할지 판단할 재판소원 2·3호 사건은 공통으로 '법원이 법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삼고 있다.


법원이 법률 해석을 제대로 했는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사실상 '4심제' 성격을 띠게 됐단 분석도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A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김영수 변호사(법무법인 대륜)가 각각 법원을 상대로 청구한 재판취소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재건축조합 사건의 쟁점은 '정비기반시설의 무상 양도'에 관한 옛 도시정비법 조항을 대법원이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해석해 조합의 평등권과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다.


영등포구는 2012년 조합에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하면서 정비구역 내에 있는 도로를 매입할 것을 조건으로 부과했다.


해당 토지는 도로법상 도로는 아니지만 일반 교통에 이용되는 '사실상 도로'였다.


조합은 2017년 서울시·영등포구와 매매계약을 맺고 수십억원을 지급해 도로를 매입했으나, 이후 도시정비법 조항을 들어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초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자에게 무상 양도되는 정비기반시설에 '사실상 도로'는 빠져 있었는데, 2015년 법 개정으로 공공 사업시행자의 경우 이를 무상 양도 대상에 포함하는 규정이 신설됐고 2017년 전부개정으로 민간 사업시행자까지 그 대상이 확대됐다.


조합은 민간 시행자가 적용 대상이 된 2017년 이전에 시행 인가를 받았지만, 2015년 법 개정 취지를 고려하면 민간에도 무상양도가 인정된다고 주장했고, 2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2015년 법 개정 당시 민간과 공공을 구별하자는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단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그러나 2심 해석은 법을 지나치게 확장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에 적용된 2017년 개정 전 조항은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고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없다"며 민간 시행자까지 확대해 적용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결국 헌재에선 대법원이 법 조항의 문언에만 충실해 '사실상 도로' 무상양도를 공공에만 인정하고 민간에는 인정하지 않은 해석이 평등권을 침해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헌재, 재판소원 관련 안내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영수 변호사가 낸 재판소원은 '압수수색 영장 사본 교부 대상'을 정한 형사소송법 조항에 대한 법원의 해석이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다투는 내용이다.


김 변호사는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의 전관예우 의혹과 관련해 2022년 7월 안미영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는 특검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영장 사본을 교부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참고인'에게 교부하지 않은 건 문제가 없다고 봤다.


현행 형사소송법 118조는 '압수수색 영장 처분을 받는 자가 피고인인 경우 그 사본을 교부해야 한다'고 정하고, 219조는 수사 단계의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118조를 준용하도록 했다.


법원은 형소법 118조상 영장 사본 교부 대상은 제3자를 제외한 '피고인'에 해당하므로, 수사 단계의 준용 규정을 해석할 때도 참고인을 제외한 '피의자'에만 한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형소법상 피고인·피의자의 영장 사본 교부 권리를 '참고인'에게는 인정하지 않은 것은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재판소원을 냈다.


김 변호사는 "해당 규정을 만들면서 처음에는 '처분을 받는 자'로 논의 됐는데, 법무부에서 수사 밀행성을 들어 '피고인'으로 한정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며 "재판 단계에서는 '피고인'으로 규정됐더라도, 수사기관의 활동 폭이 넓은데 수사 단계에서까지 ('피의자'로) 좁게 해석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권 침해"라고 말했다.




헌재 심판사건 선고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3.26 saba@yna.co.kr


두 사건 모두 법원의 최종적 법률 해석의 당부를 다툰다는 점에서 사실상 '4심제' 성격을 가질 수 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결국 법원이 법률 해석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취소할 수 있단 것"이라며 "해석의 잘잘못을 들여다보면 4심제가 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이제 4심제가 맞고 헌재가 대법원의 상위기관이라고 인정하는 게 불가피하게 됐다"며 "다만, 헌재가 그만큼 확실한 전문성이나 국민의 신뢰 측면에서 우위를 가졌느냐는 문제는 남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1호'로 사전심사를 통과한 사건은 녹십자가 백신 입찰 담합 사건으로 부과받은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20억여원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사건이다.


녹십자는 관련 형사사건에선 무죄 판단을 받았는데, 행정소송 원심은 패소해 판단이 엇갈린 상황에서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상고를 기각해 재판청구권이 침해됐다며 재판소원을 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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