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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콧물·코막힘, 다 비염일까?…"약 의존하다 큰코 다칠 수도"

입력 2026-05-14 0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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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 뒤 숨은 '부비동염·비중격만곡증' 많아…정밀검사가 치료 출발점




콧물·코막힘, 다 비염일까?

[AI가 만든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환절기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콧물과 코막힘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알레르기 비염'이라 생각하고 약국에서 산 항히스타민제에 의존하곤 한다.


하지만 약을 먹을 때만 잠시 호전될 뿐, 끊자마자 증상이 재발한다면 이제는 단순 비염이 아닌 코의 구조적 문제를 의심해봐야 한다.


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인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상덕 병원장은 "비염은 코 질환 증상의 출발점에 불과하다"면서 "비염으로 의심되는 코막힘이 1년 이상 지속되거나, 약을 끊으면 곧바로 재발하는 경우 정밀검사를 통해 축농증이나 비중격만곡증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비염인 줄 알고 약으로 버텼는데…알고 보니 '복합 질환'


직장인 A(38)씨는 매년 환절기마다 비염을 조절하기 위해 약을 먹었다. 하지만 최근 심해진 두통과 후비루(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뜻밖의 진단이 내려졌다. 원인은 단순 비염이 아니라 '만성 부비동염'(축농증)과 '비중격만곡증'이 결합한 복합 질환이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처럼 비염, 축농증, 비중격만곡증이 단독으로 나타나기보다 서로 연결된 경우가 더 흔하다고 말한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연간 약 490만명에 달한다. 국민 10명 중 1명이 비염으로 진료를 받는 셈이다. 여기에 부비동염 환자가 연간 40만명을 넘어섰으며, 비중격만곡증의 경우 한국인의 약 22%가 비중격이 휘어져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돼 있다.


코막힘으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 5명 중 1명 이상이 여러 가지 구조적 원인을 함께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의 최근 분석에서는 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60%가량에서 비중격이 휘어있는 증상을 나타냈다.


◇ '기능·염증·구조'…완전히 다른 세 가지 질환


문제는 이들 질환의 증상이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데 있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같은 전형적인 비염 증상은 부비동염이나 비중격만곡증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하지만 비염과 축농증, 비중격만곡증의 본질은 전혀 다르다.


비중격만곡증은 코 중앙의 칸막이 뼈(비중격)가 휘어지는 해부학적 질환에 속한다. 반면 부비동염은 부비동에 염증과 고름이 쌓이는 감염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또 알레르기 비염은 면역 반응 이상으로 생기는 기능적 질환이다.


따라서 '무엇이 코막힘을 일으키는지'를 구별하는 정밀검사가 치료의 출발점이 된다. 약물치료로 조절할 수 있는 비염과 달리 부비동염은 수술이 필요할 수 있고, 비중격만곡증은 구조 교정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다만, 이들 질환이 따로 존재하기보다는 서로 얽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비중격이 휘어지면 공기 흐름이 막히고 분비물이 정체되는데, 이 상태에서 염증이 생기면 부비동염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알레르기 비염으로 점막이 부으면 폐쇄가 더욱 심해지는 식이다.


◇ 코 질환, 단순 '불편'이 아니라 '전신건강' 문제


코막힘을 단순히 생활에 불편한 정도로 치부하기 쉽지만, 장기화하면 문제는 전신으로 번진다.


대표적인 게 수면장애다. 만성 코막힘은 구강호흡과 코골이를 유발하고, 심하면 수면무호흡으로 이어진다. 낮 동안의 피로와 집중력 저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 비중격이 신경을 자극하면 두통과 안면통이 반복될 수 있고, 만성 부비동염은 후각 기능을 떨어뜨려 삶의 질을 크게 저하한다. 성장기 아동에서는 집중력 저하와 치아 배열 이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는 만성 비부비동염과 암 발생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이상덕 원장은 ▲ 약을 끊으면 곧바로 재발하는 코막힘 ▲ 유독 한쪽에만 생기는 코막힘 ▲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누런 콧물이나 후비루 ▲ 잦은 두통·안면통 ▲ 후각 기능의 이상 ▲ 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비강내시경, 부비동 CT, 알레르기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명확히 가려내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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