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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늑장보고 '이해충돌' 방치…구멍 난 혁신의료기술 관리

입력 2026-05-12 0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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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종합감사 결과…부작용 보고 누락·위원 유착 등 무더기 적발


환자 안전 외면한 채 부적절 의료비 청구 모니터링도 구멍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로고

[제작 김민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환자의 치료 기회를 넓히기 위해 도입된 혁신의료기술 제도가 정작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부작용 보고를 누락하고 심의의 공정성까지 저버린 채 운영돼 온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심의 위원의 이해충돌 방치부터 심정지 등 중대 부작용 보고 관리 부실까지 행정 전반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제공]


가장 심각한 대목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이상반응 보고 체계의 붕괴다.


현행 지침상 사망이나 심정지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발현 후 2일 이내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보고해야 한다.


실제로 의료현장에서는 뇌졸중 환자를 위해 도입된 특정 혁신의료기술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혈관 파열로 인한 하반신 마비, 뇌출혈, 뇌경색 재발, 그리고 심정지라는 치명적인 사례들이 발생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이를 즉시 보고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채 보고서를 아예 제출하지 않거나 수개월이 지나서야 지연 제출하는 등 늑장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은 이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위원회 보고나 기술 사용 중단 등 필요한 후속 조치를 제때 내리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제공]


심의 과정의 투명성도 심각하게 훼손됐다. 혁신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잠재성을 평가하는 전문위원회에 신청 업체의 대표이사와 매우 밀접한 관계인 위원이 참여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해당 위원과 업체 대표는 같은 병원 교수로 재직하며 다수의 논문을 공동 집행하고 특허까지 함께 발명한 관계였다. 연구원은 이런 정황을 인지하고도 해당 위원을 심의에서 제외하지 않았고 결국 공정해야 할 심사가 불투명하게 진행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의료 현장에서의 부적절한 기술 사용과 청구 관리도 허술했다.


혁신의료기술은 정부가 정한 사용 목적과 대상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건강보험료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력 장애 등을 치료하는 기술이 엉뚱하게도 신장염 환자에게 수행되는 등 고시 범위를 벗어난 사례들이 다수 발견됐다.


연구원은 이런 부적정 사례를 감시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모니터링을 충실히 수행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엄중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해충돌 위원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도록 업무 처리 절차를 즉시 보완하고 중대 부작용 보고 의무를 어긴 관련자들에게는 책임을 물어 경고 조치했다.


또한 부작용이 반복되는 특정 기술에 대해서는 실지 의료기관 현장점검과 함께 기술 승인을 취소할 수 있는 직권 평가를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위원회 심의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업체들이 안전성 보고 절차를 철저히 지키도록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혁신적인 의료 기술의 도입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사후관리 체계를 보완할 방침이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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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2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