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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4구역 둘러싼 갈등 속 첫 행정조치…SH·종로구청에도 공문
'유네스코 권고' 영향평가 실시 후 사업 계획 보완·검토 요구
합의점 모색했으나 끝내 불발…7월 세계유산위 '악재' 될까 우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가유산청이 서울 종묘 앞 재개발 사업에 대해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으라고 서울시에 이행을 명령했다.
세운4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을 둘러싸고 반년 넘게 갈등을 이어온 끝에 내린 첫 행정적 조치로, 향후 양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7일 문화계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전날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종로구청에 '세계유산 종묘와 그 역사문화 환경 보호에 필요한 조치 이행 명령' 제하의 공문을 발송했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의 사업시행자인 SH에는 재개발 사업이 종묘에 미칠 영향을 평가받은 뒤 사업 계획을 보완하라고 명령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9일 서울 종묘 외대문 밖에서 재개발로 지어질 세운4구역 내 고층 건물과 비슷한 높이의 서울시가 띄운 애드벌룬이 보인다.
서울시는 "국가유산청에서 세운4구역 높이 실증을 위한 종묘 정전 촬영을 불허했으며, 정확한 높이 실증을 위해서는 종묘 안 정전에서 사진 촬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6.1.9 kjhpress@yna.co.kr
서울시와 종로구청에는 세계유산영향평가와 검토 절차가 모두 끝난 뒤에 사업시행 인가 절차를 밟으라고 지적하며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현행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장은 세계유산과 그 역사문화환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게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명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이 종묘와 관련해 이행 명령을 명시한 공문을 보낸 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서울시와 만나 논의에 나섰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사업시행인가를 앞둔 상황을 고려해 '행정 명령'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국가유산청의 종묘 앞 세운재정비촉진계획 관련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1.17 ryousanta@yna.co.kr
서울시는 올해 3월 정비사업통합심의위원회를 열어 세운4구역 사업을 '조건부 의결'로 결정했으며, 사업 계획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가를 획득한 뒤에는 사업 내용이나 계획을 변경하는 게 쉽지 않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지난달 이행 명령에 대한 내용을 사전 통지했으나, 서울시 측은 기존 입장만 반복했다"며 "불가피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관련 법·제도를 검토하며 후속 대응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의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를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협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SH 측은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에서 11곳을 시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발굴 현장 시추 모습. 2026.3.16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문화계 안팎에서는 올해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 앞 재개발 문제가 논의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종묘 앞 개발 사업에 우려를 표명하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을 것을 여러 차례 권고했다.
유네스코 측은 올해 위원회에서 종묘 상황이 보존 의제로 상정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필요한 경우 현장 실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이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난 3월 "K-헤리티지 축제의 장이 될 위원회가 자칫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 상실 여부를 논의하는 논란의 장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 쟁점 분석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5.6 pdj6635@yna.co.kr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이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함께 한국의 첫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등은 오랜 논의 끝에 2018년 종묘 맞은편 세운 4구역에 들어설 건물 높이 기준을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로 협의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8일 세운상가 앞에서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 등 단체가 국가유산청의 애드벌룬 촬영 허가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6.1.8 hama@yna.co.kr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가 최고 높이를 145m(양각 규정 적용 시 141.9m)로 상향 조정하면서 양측은 영향평가 여부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국가유산청은 발굴 조사를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SH측이 허가 없이 최대 약 38m 깊이로 땅을 팠다며 지난 3월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참여연대,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와 역사·고고학·민속학 분야 31개 학회 등은 유네스코에 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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