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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공천 아닌 개인 출마 방식…'결과 승복' 신사협정 안 지켜져
'동원력' 있으면 선거인단 확보…"교육 경험·전문성 낮아" 비판도
[※ 편집자주 = 올해는 교육감 직선제를 도입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2006년 1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07년 2월 부산시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직선제가 처음 시행됐습니다. 주민이 지역 교육 수장을 직접 선출한다는 취지로 출발했지만, 정당 공천이 배제된 구조 속에서 민간단체 주도의 단일화와 경선 불복, 후보 난립 등 부작용이 반복되며 제도 취지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직선제 시행 20년을 맞아 그간 드러난 한계를 짚고 개선 과제를 모색하는 기획기사 3건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서울시 교육감 선거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 중 탈락한 한만중(왼쪽)·강신만 예비후보가 28일 서울경찰청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단일화 추진위 수사의뢰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28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오는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보·보수 진영 할 것 없이 경선 불복 사태가 잇따르면서 교육감 직선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구조속에서 법적 구속력이 없는 민간단체가 단일화를 주도하면서 각 진영이 단일대오를 이루지 못하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감 출마의 '진입 장벽' 자체도 낮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을 남발하고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비판 역시 제기된다.
◇ 민간단체가 단일화 주도…곳곳서 '불복 선언'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정당 공천이 아닌 개인이 출마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 때문에 각 진영 시민단체가 모여 임의로 민간 기구를 꾸리고 선거인단 투표, 여론조사 등의 결과를 바탕으로 단일 후보를 가린다.
문제는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독자 출마를 강행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시도지사 등 정당 공천 선거에서는 경선 탈락 후보가 같은 선거구에 등록할 수 없지만 교육감 선거는 예외다.
단일화 기구 주도하에 예비후보들이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는 내용의 신사협정을 맺고는 있으나 말 그대로 신사협정일뿐이어서 법적 대응을 하기도 어렵다.
이에 경선 패배→독자 출마→후보 난립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굳어져 진보·보수 진영 후보가 일대일로 맞붙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서울에서 보수 진영은 직선제 도입 이후 번번이 단일 후보를 내는 데 실패하면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2010년부터 서울시 교육감 진보 단일화 기구인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추진위)에 참가한 권혜진 상임대표는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독자 출마를 해도 추진위에서는 어떤 규제도 할 수 없다"며 "오직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약속이 16년간 지켜져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선에서 패한 뒤 독자 출마를 선언하고 경찰에 경선 과정을 수사해달라고 요청한 한만중 예비후보에 대해선 "민주·진보 교육감 탄생에 대한 염원과 추진위의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단일화 경선 절차와 이의제기에 대한 추진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권혜진 추진위 공동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지난 28일 단일화 경선 중 탈락한 한만중 예비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에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2026.4.29 ondol@yna.co.kr
◇ 경기도민이 서울교육감 경선 투표?…"선거인단 시스템 손봐야"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한 후보의 행보에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번 서울·경기도 교육감 진보 진영 경선에서 논란의 중심이 된 선거인단 투표 시스템이 수명을 다했다는 이유에서다.
선거인단은 일정 금액의 참가비를 납부한 시·도민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해당 지역의 교육감 예비후보들에게 표를 행사하고, 단일화 기구는 각기 정한 비율로 투표 결과를 반영해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
교육감 선거의 관심을 높이고 시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지만, 후보들의 '동원력'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 수가 크게 차이 나 본래 취지가 퇴색됐다는 주장이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재단법인 교육의봄 안상진 부대표는 "교육 정책에 정말 관심이 있는 사람보다는 후보와 이해관계로 얽힌 사람이 선거인단에 대거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이 단계에서 밀린 후보들은 정작 (일반) 서울시민들에게는 선택받아보기도 전에 끝나는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서울시 교육감 진보 단일화 과정에서는 서울시민이 아닌 경기도민이 선거인단 자격으로 표를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민간단체인 추진위가 선거인단의 실제 주소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데서 발생한 문제다.
권 상임대표는 이와 관련해 "다른 시도민을 시민참여단(선거인단)에 가입시키고 편법을 썼다는 의혹이 번지면서, 과연 우리가 선량하고 민주·진보 교육감을 열망하는 시민들만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6월 서울시 교육감 선거 보수 진영 단일 후보로 선정된 윤호상 교수(가운데)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추대시민회의 단일화 후보 발표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6 ryousanta@yna.co.kr
◇ "손만 들면 나오는 반장선거격"…무리수 공약 남발
'무리수 공약'도 교육감 선거 때마다 제기되는 문제다.
이번 선거에서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입학준비금, 교육바우처, 사회진출준비금 등을 주겠다는 현금성 정책이나 교육감 권한 밖의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다수 발견됐다.
교육감 선거가 국회의원이나 시도지사 등 다른 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져 쉽게 공수표를 남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출마의 '문턱'이 너무 낮은 데 원인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현행 교육감 선거는 손만 들면 나올 수 있는 '반장선거'나 다름없다"며 "교육 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후보, 평소 교육에 관심이 없지만 정치적인 욕심이 큰 후보가 도전하다 보니 정책에 대한 고민과 식견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상진 교육의봄 부대표 역시 "교육감 예비후보 몇몇을 보면 (경쟁자) 구도가 잘 잡히고 지역만 나쁘지 않으면 '이건 된다'라는 생각으로 뛰어든 것 같다"며 "일부 후보는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공약을 가지고서 연이어 출마하고 있는데, 아무도 이를 비판하지 않는 데다 출마에 제약 역시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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