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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직선제 20년] ② 하나 되지 못하는 '단일화'…곳곳 잡음

입력 2026-05-04 0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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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고발·수사 의뢰에 불복 선언…전북선 논란 끝에 무산


학생 대상 '포퓰리즘 공약' 남발도…"교육과 정치가 무슨 상관" 비판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관련 문제 제기하는 한만중·강신만 후보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서울시 교육감 선거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 중 탈락한 한만중(왼쪽)·강신만 예비후보가 지난달 28일 서울경찰청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단일화 추진위 수사의뢰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28 ondol@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올해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는 단일화를 두고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비슷한 성향의 후보들이 모여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한 후보를 본선에 나설 선수로 내세우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진 데 따른 마찰음이다.


여기에 각종 포퓰리즘 공약까지 더해지며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지 20년을 맞은 올해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높다.


◇ 단일화 끝났지만 갈등은 계속…봉합 여부 주목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정근식 후보가 진보 단일후보로 선정됐지만, 정 후보와 단일화에 참여한 다른 후보들은 아직 하나가 되지 못한 모습이다.


단일화 경선에 이름을 올린 후보 중 한만중·강신만 후보는 지난달 28일 이번 단일화 과정을 주관한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추진위)를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두 후보는 추진위가 정 후보를 추대하고자 특정 시민을 임의로 명단에서 삭제하거나 온라인 투표 링크를 발송하지 않는 등 조직적으로 투표 과정에 개입했다는 주장이지만 추진위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당분간 진영 내 진흙탕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보수 진영에서도 류수노 후보가 윤호상 후보의 단일후보 확정에 불복해 여론조사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45%와 선거인단 투표 결과 55%를 합산해 안민석 후보가 진보 단일후보로 선출됐지만 선거인단 대리 등록 의혹이 불거지며 단일화는 고발전으로 비화했다.


단일화 추진 기구인 경기교육혁신연대에 속한 운영위원 일부는 지난달 24일 경기남부경찰청을 찾아 특정 후보 캠프 소속의 성명 불상자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장 제출하는 경기교육혁신연대 일부 운영위원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고발장에서 이 성명 불상자가 단일화 과정 중 선거인단 모집 기간에 "원격으로 인증과 선거인단 참가비 결제를 도와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해 공정한 선거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경선에 참여한 유은혜 후보도 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경기교육혁신연대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경기교육혁신연대는 "중대한 하자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안 후보를 단일후보로 정한 결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갈등 봉합 여부가 주목된다.


◇ 현재진행형도 '삐걱'…후보 검증하다 무산되기도


진행 중인 단일화도 매끄럽지 않다.


충북에서는 진보 후보를 표방하는 3명 중 2명만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성근 후보와 조동욱 후보는 최근 합리적 진보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김진균 후보의 정체성을 문제 삼으며 김 후보를 제외하고 양자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강원도교육감 선거는 얼핏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 모양새를 갖추고 있지만 뒷말이 나오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재선에 나선 신경호 후보와 조백송 입후보예정자, 김익중 전 진로교육원장이 힘을 모았으나 유력 후보인 유대균 후보는 빠져 범보수 단일화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진보 진영에서는 올해 1월 일찌감치 강삼영 후보가 단일후보로 뽑혔지만, 단일화 과정에 강 후보를 포함해 2명만 참여해 역시 민주진보 진영을 아울렀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다.


비슷한 이유에서 '단일후보'라는 단어가 문제가 된 곳도 있다.


세종에서는 진보 후보 6명 중 2명만 단일화에 참여해 임진수 후보가 승리했는데 임 후보가 단일후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대표성·위법성 문제가 제기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후보 중 일부만 참여한 단일화의 경우 단일후보라는 명칭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보수·진보 단일후보 명칭 사용 기준

[선관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북에서는 단일화 자체가 없던 일이 됐다.


100여개 진보적 시민사회단체가 천호성 후보와 노병섭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공동대표를 대상으로 검증을 한 이후 최종 후보를 선정하려 했으나 "검증을 위한 위원회 구성이 늦어졌다"며 돌연 한달가량 미뤘고 노 대표는 이에 항의성 후보 사퇴를 했다.


◇ 입학 준비금·100만원 펀드…돈 뿌리기 경쟁 '눈살'


여기에 후보들이 쏟아내는 현금성 공약까지 겹쳐 단일화는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양상이다.


현금 공약은 종류도 다양하다.


초중고 신입생에게 지급하는 1인당 30만원의 입학 준비금부터 중학교 입학생을 대상으로 100만원 펀드를 만든 뒤 자산운용사에 위탁했다가 고등학교 졸업 시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주겠다는 공약도 있다.


사교육비 대책으로 유치원 원아와 초중고 학생에게 지원하는 120만원의 교육바우처,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100만원의 사회진출지원금, 고등학생 모두에게 지급하는 교육기본소득 등 이름도 가지각색이다.


수도권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시행 중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운전면허 등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두고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던 후보들이 어떻게 보면 더 노골적인 현금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며 "내로남불은 둘째 치고 실현 가능성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단일화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경기 수원의 한 학부모는 "교육과 정치가 서로 무슨 상관이 있다고 정치 성향에 따라 편을 가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특히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겠다면서 대통령과 사이가 어떻고 하는 이야기를 왜 하는지, 그게 교육감의 역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주요 사업이 갑자기 찬밥이 되곤 하는데 이런 식으로 정치가 교육을 점령하면 정책은 단절된다"며 "교육 원칙이 정치에 따라 좌지우지되면 그 피해는 오로지 학생들이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종구 김동민 김선형 김용태 김호천 박재천 백도인 양영석 양지웅 장아름 조정호 최종호 기자)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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