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2019∼2023년 5년간 아이들 72명 희생…법정형 높이고 국가가 끝까지 추적
8월부터 사망분석위원회 가동…아동사망검토제 도입 검토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6.4.22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부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어린 자녀의 목숨을 함께 앗아가는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우리 사회의 가장 뼈아픈 비극이다.
정부는 더 이상 이를 부모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나 동정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아동학대 범죄로 규정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4일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등 관계 부처 합동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자녀 살해를 치명적인 아동학대로 명확히 정의하고 관련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이나 부속물로 보는 왜곡된 인식을 뿌리 뽑고 아동의 독립된 생명권을 국가가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실제 통계는 충격적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연차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 동안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으로 희생된 아동은 총 72명에 달했다. 2019년 9명이었던 피해 아동 수가 2023년 23명으로 늘어나며 불과 4년 만에 2.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같은 기간 자녀살해 후 자살 피해 아동의 약 85%가 12세 이하의 영유아와 초등학생이었다. 스스로를 방어할 힘이 없는 아이들이 부모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생명을 박탈당했던 셈이다.
정부는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법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먼저 아동학대 살해와 치사죄의 처벌을 더 엄하게 내릴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 사형이나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인 아동학대살해죄의 형량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형법상 살인죄를 아동학대 범죄 범주에 포함하고 자녀 살해와 그 미수 행위를 법률에 명확히 적어 넣어 법적 사각지대를 없앨 계획이다.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살아남은 자녀에게도 피해 아동 보호명령을 적용해 국가가 직접 회복을 돕는다.
과학적인 분석 시스템도 본격 가동된다. 올해 8월 4일부터 시행되는 법령에 따라 아동학대 의심 사망사건 분석 특별위원회가 설치된다. 이는 지난 2003년 영국의 아동보호 체계를 완전히 바꿨던 빅토리아 클림비 보고서처럼 사망 사건을 심층적으로 조사해 제도의 허점을 찾아내고 이를 정책에 즉각 반영하기 위한 목적이다.
정부는 나아가 학대 의심 사례뿐만 아니라 모든 아동의 사망 사례를 검토해 예방 대책을 세우는 아동사망검토제 도입도 검토한다.
특히 학대에 취약한 영유아와 장애아동 보호도 촘촘해진다. '일정 기간 이상' 병원 기록이나 예방접종 이력 등이 없는 6세 이하 아동 5만8천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학대 신고가 반복되는 고위험군 가정은 경찰과 지자체가 합동 방문해 현장을 점검한다. 장애아동을 위한 특화된 쉼터도 시도별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의 최종 목표는 2029년까지 아동학대 사망자 수를 현재보다 약 27% 이상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모 교육의 문턱을 낮추고 아동수당 신청 시 교육을 의무적으로 안내하는 등 인식 개선 활동도 병행한다.
보건복지부 모두순 아동학대대응과장은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함께 지켜야 할 독립된 국민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며 이번 방안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shg@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