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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연평균 37명→작년 0명…스크린도어가 바꾼 서울지하철

입력 2026-04-24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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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설치는 0%와 같다" 전 역사 설치 밀어붙인 오세훈 시장


"사고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 만들어"…공기질·냉방효율 개선 효과도




서울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 설치된 안전문(스크린도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모든 역사의 승강장에 안전문(스크린도어)을 설치한 이후 사망 사고가 급감한 서울 지하철이 작년에도 사망자 0명을 기록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지하철 사고 사망자는 안전문 설치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나뉜다. 설치 이전인 2001∼2009년에는 연평균 37.1명에 달했으나 2010∼2024년은 0.4명으로 급감했고 작년에는 사망 사고가 없었다.


사고의 원인 자체를 없앤다는 목표로 안전문을 설치한 결과 안전은 물론 공기 질과 냉방 효율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안전문이 없었던 옛 서울 지하철 역사의 모습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99% 설치는 0%와 같다" 전 역사 설치, 안전 결실로


시가 안전문 설치 사업을 추진한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안전문은 일부 혼잡 역이나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에만 제한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설치 비용은 물론 유지관리 부담이 크고, 역사마다 구조가 달라 모든 구간에 동일하게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99%의 설치는 0%와 같다"며 일부 구간이 아닌 전 역사 설치를 밀어붙였다. 일부 역에만 안전문을 설치할 경우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지점에 사고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확고한 방향을 잡고 추진한 끝에 시는 2009년 당시 지하철 1∼8호선 262개의 모든 역사에 안전문 설치를 완료했다. 당초 목표한 기간을 1년가량 단축한 결과였다. 이후 9호선과 경전철까지 안전문이 확대돼 현재는 345개 역사에 설치돼 있다.


안전문 설치로 인한 사망 사고 감소는 승강장과 선로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면서 사람이 선로로 떨어지거나 밀릴 수 있는 상황 자체를 차단한 결과다.


이전까지는 열차에 진입할 때 풍압이나 혼잡 상황에서의 접촉, 예기치 못한 밀침 등으로 사고 위험이 있었으나 안전문 설치 이후에는 위험 발생 요소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2024년에는 안전문이 없는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다른 승객을 선로로 밀어 떨어트리는 이른바 '서브웨이 푸싱' 즉 '묻지마 밀치기' 범죄가 발생하면서 서울 지하철의 안전성이 새삼 주목받은 바 있다.




승강장 안전문이 설치된 서울 지하철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안전문의 추가 효과…공기 질·냉방 효율 개선


안전문의 효과는 안전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하철 운영 효율을 높이고 승강장의 공기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시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안전문 설치 전 106.7㎍/㎥에서 설치 후(2010∼2017년) 86.5㎍/㎥로 약 20% 감소해 일평균 기준치(100㎍/㎥) 이하가 됐다.


기존에는 열차 진입 시 발생하는 풍압과 함께 선로의 먼지와 오염물질이 승강장으로 유입됐지만, 안전문 설치로 인해 유입이 감소한 결과다.


소음 역시 감소했다. 열차가 진입할 때 발생하던 공기의 압력과 소음이 안전문에서 한 차례 걸러지면서 승강장 체감 소음이 약 7.9% 줄었다.


뿐만 아니라 터널을 통해 유입되던 공기가 줄어들어 냉방 손실이 감소했고 하루 약 6억원에 달했던 전력 비용이 4억2천500만원 수준으로 30%가량 낮아졌다. 이런 비용 절감이 하절기인 6∼8월 92일 동안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167억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 사고 발생 후 대응이 아닌 위험 요소 제거에 초점


시는 안전문 외에도 곡선 형태의 승강장에 자동 안전 발판을 도입했고, 이를 설치하기 어려운 역사에는 밝기가 높은 LED 경고판을 설치해 발 빠짐 사고를 줄일 장치를 갖췄다.


시는 이 같은 일련의 조치를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 자체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험이 발생한 뒤에 대응하기보다 위험이 생길 수 있는 지점을 사전에 제거했다는 취지다.


시 관계자는 "스크린도어는 사고를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사고 자체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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