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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제재 5년만…삼성전자 법인·최지성 형사재판은 1심 진행 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급식업체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에 부과한 2천억원대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당지원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공정위 처분 이후 약 5년 만에 나온 법원 판단이다.
서울고법 행정3부(윤강열 부장판사)는 23일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계열사 4곳과 삼성웰스토리가 각각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급식거래는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삼성웰스토리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나아가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큰 부당한 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 지원 의도 ▲ 상당한 규모의 거래 ▲ 상당히 유리한 조건 ▲ 과다한 경제상 이익 제공 ▲ 부당성 등 공정위가 든 부당지원의 근거를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2021년 6월 삼성그룹이 계열사 '급식 일감 몰아주기'로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했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에 과징금 총 2천349억여원을 부과했다.
삼성전자 과징금 1천12억2천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6천만원, 삼성전기 105억1천만원, 삼성SDI 43억7천만원, 삼성웰스토리에는 959억7천만원이다.

공정위는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미전실) 주도로 2013년 4월∼2021년 6월 삼성전자 등 4개사 사내급식 물량을 전부 수의계약으로 웰스토리에 몰아줬다고 봤다.
웰스토리가 2013∼2019년 4개사와 거래해 총 4천85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게 공정위의 계산이었다. 같은 기간 단체급식 시장 전체 영업이익의 39.5% 수준이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이재용 일가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만들어 줬다고 봤다. 삼성물산의 배당재원 조달을 위해 웰스토리의 이익 보전이 필요했단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삼성물산은 웰스토리의 배당금을 제외하더라도 자신의 배당을 실시하는 데에 문제가 없었고, 삼성에버랜드 중 영업이익 비중이 가장 높은 것도 급식부문이 아닌 건설 부문이었다고 짚었다.
특히, 삼성물산이 2016년 자금 확보를 위해 웰스토리 지분 매각을 검토한 점을 들어 "자금공급원으로 인식한 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또 '바이오산업 투자와 제일모직 인수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는 공정위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필요한 자금은 약 1조6천억원 상당으로, 웰스토리 영업이익만으로 충당할 수 없는 규모였다"고 했다.
미전실 지시에 따른 '수의계약 방식'도 그 자체로 불합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부당성' 요건 역시 "삼성전자 등이 경쟁입찰로 급식계약을 체결하거나, 사업장 내 식당을 분할해 여러 중소기업에 단체급식 위탁물량을 나누어 주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단체급식 시장의 과점적 구조, 삼성웰스토리와 다른 경쟁업체의 사업 역량 등을 감안할 때 '규모의 상당성'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웰스토리에 '상당히 유리한 계약조건'이 담긴 급식단가 개선안이 마련된 점을 들어 "지원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실제 계약 체결과정에서는 개선안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았으므로, 지원의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30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11.30 yatoya@yna.co.kr
한편 재판부는 "공정위는 조사 과정에서 다른 기업집단 급식사업자로부터 '급식거래에 관한 계열구분 손익현황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원고들에게 열람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원고들의 자료열람요구권 등 절차적 권리가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복잡한 사실 관계와 법리 탓에 판결 선고가 지연됐다"며 장기간 소송이 진행된 점을 감안해 원고 승소 판결에도 소송 비용은 양측이 각자 부담하라고 했다.
한편 공정위는 2021년 과징금 부과와 함께 삼성전자 법인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듬해 11월 삼성전자 법인과 최 전 실장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이날 재판부와 유사한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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