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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이 사태 원인?…정부·노동계 모두 "아니다"

입력 2026-04-21 12: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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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노란봉투법상 원하청 교섭 문제 넘어…소상공·사업자위한 대화창구 마련"


노동계, 정부에 "방관적" 비판…"노란봉투법 취지 현장서 제대로 이행 안돼"




야간 대치

(진주=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가 센터 입구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센터 입구에서 집회 중 2.5t 화물차가 집회 참가자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중상·경상 각 1명)이 다쳤다. 2026.4.20 imag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서 사상자가 3명 발생한 데 대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률·개정노조법)이 갈등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사용자성을 확대함에 따라 하청·특수고용노동자들의 사용자성 인정 요구가 거세져 노사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화물연대의 노동자성이 불명확해 개정노조법 대상으로 보면 안 된다며 반박한 가운데, 노동계는 이런 정부의 태도가 '방관적'이라며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화물연대 "노동자성 인정해달라"…노동부는 "원하청 교섭 문제 넘어서"


21일 노동계 및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물류를 운송하는 화물 운송 기사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단체로, 기사들이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됨에 따라 법적 노조로 인정되지 않는다.


화물연대 투쟁의 역사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자신들이 노동자임을 선언하며 출범한 화물연대는 2003년 부산항 등 주요 항만을 봉쇄하는 총파업을 감행하며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에도 안전운임제 도입과 연장 등을 요구하며 수차례 운송을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투쟁한 끝에 하급심에서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일부 나오고 특수고용노동자라는 범주에도 들었으나, 여전히 이들은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화물연대는 노란봉투법 시행 전부터 BGF리테일이 실질적 사용자라며 처우 개선을 위한 교섭을 요구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달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자 이를 계기로 원청 교섭 요구를 본격화했으나, BGF리테일이 계속 거부하자 이달 5일 전면 파업에 나섰다.


화물연대와 민주노총은 "전면파업에 나선 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교섭을 요구하자 회사가 물량을 줄여 수입을 반토막 냈기 때문"이라며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고 원청인 BGF리테일에 교섭을 요구한 것이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화물연대는 파업과 같은 쟁의 행위를 하기 위한 노동위원회 조정신청 등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노란봉투법상 사용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노동위원회에 사건을 제기하거나, 노동부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 질의 등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마치 이번 사태가 노란봉투법과 연관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노동부는 이와 관련해 "이번 사안은 노란봉투법상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 등 다른 관계 부처들과 함께 취약한 지위에 있는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등이 이해관계자들과 대화·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선 BGF리테일이 대화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최대한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오전 BGF리테일에 공동교섭을 촉구하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집회에서 2.5t 화물차가 집회 참가자들을 치는 사고가 발생해 조합원 1명이 숨지고 다른 조합원 2명이 각각 중상과 경상을 입었다.




화물연대와 경찰 '대치'

(진주=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가 센터 입구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센터 입구에서 집회 중 2.5t 화물차가 집회 참가자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중상·경상 각 1명)이 다쳤다. 2026.4.20 image@yna.co.kr


◇ 노동계, 정부에 "방관적" 비판…"개정노조법 취지 살리고 노동자 추정 명시해야"


노동계는 이런 정부의 태도가 "방관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노란봉투법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의 주장대로 노란봉투법이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운송 기사들은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인 만큼, 노란봉투법에 따르면 실질적·구체적인 지배력이 존재하는 범위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노동부가 개인사업자·소상공인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이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듯 대응한 것이 부당하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노동계는 또 물류배송기사와 관련해 이미 2024년 대법원이 SPC GFS의 물류 배송기사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만큼 비슷한 종류의 단체에 노조 지위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레미콘 운송 기사들로 이뤄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동조합 등은 이미 노동자성을 인정받아 법적 노조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논평에서 "화물노동자는 형식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있지만, 노동조건이 원청에 의해 실질적으로 결정되는 구조에서 일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노동부가 이들을 소상공인으로만 규정하며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것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노조법은 실질적 지배·통제 관계에 따라 사용자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노동자성을 부정하며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원청의 교섭 책임을 분명히 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이 노란봉투법의 허점을 드러냈다며 개정노조법 2조를 개정해 노동자 추정주의를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자임에도 이를 인정받지 못해 원청과 대화 창구가 없으니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며 "결국 노동자 추정주의 등을 개정노조법에 명시해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노란봉투법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이 여전히 교섭을 회피하고 사용자성을 부정해왔다"며 "책임져야 할 주체가 뒤로 숨고, 갈등을 현장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충돌과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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