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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심장-④

입력 2026-04-20 13: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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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본인 제공]



◇ 받은 만큼 돌려준다! 미세순환


순환의 최종 목표인 미세순환은 어떠한 힘으로 일어날까? 혈관 속 물질이 조직세포로 움직이려는 힘은 혈압 때문에 생긴다. 혈관 내 혈압이 주위 세포보다 높기 때문에 물질이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것이다. 반대로 혈액이 조직세포에서 물질을 받아들일 때는 혈액 속 단백질에 의한 교질삼투압이 작용한다.


이 두 가지 힘의 균형에 의해 물질 이동의 방향이 정해진다. 동맥 쪽 모세혈관에서는 혈액에서 조직세포로, 반대로 정맥 쪽 모세혈관에서는 조직세포에서 혈액으로 움직이려는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질 교환이 일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조직세포에서는 혈액을 정확히 받은 만큼 돌려줄까? 우리 몸이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나간 만큼 들어온다는 게 쉽지는 않다. 혈액이 너무 많이 되돌아오면 수분 부족, 즉 탈수가 일어날 것이고, 반대로 혈액이 너무 적게 돌아오면 수분이 넘쳐 몸이 붓는 부종이 생긴다.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 부종이 특히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미세순환 과정에서 오차를 줄여 균형을 유지하는 시스템이 제2의 순환계라 불리는 림프계다. 림프계는 미세순환에서 돌아오지 못한 것을 정맥으로 다시 되돌린다. 림프계는 모세혈관이 존재하는 거의 모든 장소에 존재하고 림프결절, 림프관, 정맥을 통해서 심장으로 되돌아온다. 우리 몸에는 약 800개의 림프절이 있다.


한편 림프계는 혈액의 순환을 보조하는 것 외에 여러 가지 중요한 면역반응을 담당한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림프계가 암세포의 전이 통로로도 기능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암세포는 혈관이 아니라 림프계를 통해 전이되는데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무엇이 심장을 병들게 하는가?


심장질환이 생기는 원인을 정확하게 규정할 수는 없지만 병을 유발하는 개별적인 원인, 즉 위험인자에 대해서는 많이 밝혀졌다. 대표적인 것이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고혈압, 흡연이고 그다음이 비만과 당뇨다.


그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즐기고 비만 인구가 많은 미국은 사망 원인 1위가 심장질환이라고 한다. 스트레스와 비관적인 마음가짐 또한 심장질환의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다.


순환계에 절대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비만이다. 지방세포가 많아질수록 혈관도 늘어나고 그만큼 심장이 내보내야 하는 혈액량도 많아져서 결국은 심혈관계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비만이 되면 혈관의 노화가 촉진되기 때문에 아주 해롭다.


나이가 들면 동맥이 노화돼 죽상동맥경화증이 생기거나 모세혈관 및 미세혈관이 노화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각 장기 기능의 노화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신경계로 가는 혈관에 노화가 오면 치매에 걸리기 쉬워진다. 그뿐만 아니라 암, 당뇨병, 백내장 등 모든 질환이 미세혈관의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많은 여성은 스스로를 순환계 질환에서 보호하는 보호막을 가지고 있다. 에스트로젠이라는 호르몬이 그것이다. 하지만 에스트로젠은 폐경기를 기점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폐경기가 지난 여성들은 순환계 질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 갑작스러운 죽음의 공포, 급사


요즘 젊은 나이에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다거나 자고 일어났더니 죽어 있었다는 뉴스를 듣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부분 관상동맥이 막혀서 생긴다. 관상동맥은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으로, 그 모습이 마치 왕관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면 관상동맥이 막히는 경우는 왜 생길까? 대개는 동맥경화로 혈관에 혹이 생겨서 그렇다. 이를 어려운 말로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 하는데, 허혈은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서 조직에 국부적인 빈혈 상태, 즉 피가 빈 상태가 생겼음을 말한다. 허혈성 심장질환이 바로 호전되지 않으면 이어지는 현상이 바로 급사다.


옛날에는 이런 병이 거의 없었다. 급사는 속된 말로 먹고 살 만해지면서 생긴 병이다. 급사는 문명병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이유는 급사의 발병이 평소의 식생활이나 스트레스 등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급사를 예방할 수 있을까? 사실 허혈성 질환의 대부분은 심장질환 아니면 뇌혈관질환이다. 그러면 허혈성 질환은 왜 간이나 콩팥, 위에는 안 생기는 것일까? 거기로 가는 혈관에도 동맥경화가 생길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 원인은 혈관 분포의 차이에 있다.


다른 장기로 가는 동맥에는 우회로가 많아서 어느 한 길이 막혀도 어떻게든 돌아갈 수 있는데, 뇌와 심장에는 길이 하나밖에 없다. 왜 하필 가장 중요한 장기인 심장과 뇌에는 우회로가 없을까? 이는 어쩌면 신의 섭리일지도 모르겠다.


동맥이 막히는 질병이 뇌와 심장 중 어디에 생기는지는 순전히 운이다. 병이 뇌가 아니라 심장에 생겼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요즘은 하수도를 청소하듯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기도 하고, 그래도 안 될 때는 다른 혈관으로 대치할 수도 있으니까. 반면 뇌에 허혈성 질환이 생겨서 의식을 잃거나 반신불수가 되면 방법이 없다. 고스란히 본인과 가족의 불행이 된다. 물론 관상동맥이 막혀 급사로 이어지는 수도 있으니 어느 쪽이 나은지는 더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5편에서 계속)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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