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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선 선임기자 =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은 2019년 7월 시행됐다. 요즘에도 어렵지 않게 괴롭힘 관련 뉴스를 찾아볼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규정돼 있다.

[촬영 고미혜]
당시 직장 내 괴롭힘이 사회적 문제로 나타나면서 법 적용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경제적 손실도 엄청난 것으로 추산됐다. 2016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진의 '국내 15개 산업 분야의 직장 괴롭힘 실태' 보고서에선 괴롭힘으로 인한 15개 산업의 인건비 손실 비용이 연간 총 4조7천8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막대한 비용이다.
법 시행 이후 신고 건수는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노동부로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2020년 5천823건에서 매년 늘어나면서 2023년에는 1만1천38건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2025년에는 1만6천373건으로 집계됐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실태조사에선 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정도 공통적인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노동포털에 공개된 서울시 민간위탁기관 대상 '2025년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괴롭힘을 직접 경험했다는 비율은 19.2%, 목격했다는 응답은 25.1%였다. 경험했거나 목격한 행위의 유형 중 언어적 괴롭힘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개적 질책 62%(복수 응답), 모욕·반말·무시 56%였다.
행위자로는 관리자가 59%를 차지하는 등 상당수가 상급자로 나타났다. 복수 응답이 가능한 이 문항에서 하급자는 9%를 차지했다. 조사에서 대처 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특별한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7%로 가장 많았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신고 내용 비밀 보장에 대한 불신 31%, 신고인에 대한 비난과 불이익 우려 30%, 처벌에 대한 낮은 기대감 29%였다. 이번 온라인 익명 설문 조사는 서울시가 외부 기관에 의뢰해 지난해 11∼12월 종사자 720명, 고충 처리 담당자 1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실태가 되풀이되는 듯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괴롭힘 사안이 드러났던 기업의 사례를 보면 고압적인 직장 문화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지금도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곤 한다. 법과 제도가 있어도, 근본적으로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형성하는데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조직 차원에서 꾸준히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연구를 해 온 서유정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에는 조직 문화의 영향이 강하게 미친다"며 "기업 차원에서 또는 고위직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주 본인의 언행도 괴롭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사안 발생 시 일회성 차원의 대응, 직장 내 괴롭힘을 개인의 문제로 판단하려는 자세 등은 조직 문화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그는 "직장 내 괴롭힘은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라며 "시대 변화에 따라 관련 업무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대책, 괴롭힘 행위의 특성에 집중하는 판단 기준 등 보완책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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